'이러다가 2000포인트 넘어서겠네'
연일 열기를 뿜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 7월26일부터 8월13일까지 단기간에 9.2%나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4개월만에 코스피가 2000지수를 넘을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초 코스피가 수직상승할 때도 견인동력은 외국인 매수.
외국인 투자자는 1월 6.3조원, 2월 4.3조원, 3월 0.4조원을 코스피에서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최근 진행된 양상도 그 때와 비슷하다.
외국인이 귀환하면서 코스피가 단기급등했다. 코스피는 2000지수까지 불과 2%를 남겨놓은 상황.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바라본다.
신영증권 한주성 연구원은 "1월 국면에는 10주 동안 수급이 발생했고, 지금은 3주째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수급적인 측면에서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를 이끌었던 건 유동성 기대감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7월26일 이후 단기급등이 철저하게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13.0%나 뛰어올라, 코스피 지수의 상승폭을 웃돌았다. 반면 중소형주, 대다수 업종의 반등폭은 4~7%대로 크지 않았다. 중소형주까지 유동성장세가 확대된다면 코스피는 2000지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외국인의 매수세는 투자 일관성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애매모호하다.
기업의 실적전망이 줄줄히 하향되는데다가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도 뚜렷하지 않다. 유로존의 위기도 잠시 소강상태지만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올해초 상승 장세 때 ECB의 1차 LTRO 영향이 컸다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0을 찍고 내려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2000을 넘은 이후에 추가상승이 문제인데 그렇게까지 세게 오를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는 좋아지는데 사실 외적으로 좋아진 것은 없다"며 "지속적으로 매수할 뒷받침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연구원 역시 "8월 유동성 장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선물 매매에 달렸다"며 "유동성 장세 이후의 실적 장세를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