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주 독도 방문을 놓고 일본 정부가 대사 소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등 초강수를 두며 외교적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고 말해, 향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과 간담회에서 작년말 교토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일본 같은 대국이 마음만 먹으면 풀 수 있는데, 일본 국내 정치 문제로 인해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를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독도는 우리 땅이고, 굳이 갈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독도 방문은 3년 전부터 준비를 했고, 작년에도 (가서)독도 휘호를 쓰려고 했는데, 날씨 때문에 못했다”고 밝혀 이번 독도 방문이 결코 즉흥적인 이벤트가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도 토요일, 일요일 주말에 가서 자고 오려고 했는데 날씨 때문에 당일 다녀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년 12월 교토(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해서 한 시간 이상 (일본측을)설득한 적이 있다”는 일화도 소개한 뒤 대사 소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등 일본 측의 강력한 반발에 대해서는 “예상을 했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장단을 상대로 국익이 걸린 독도 문제에 대한 초당적인 대응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일본을 보니까 9월에 선거를 하느냐, 10월에 하느냐 하는데 치열하게 싸우더라”면서도“일본이 지금 독도 문제가 나오니까 똑같은 목소리를 내더라”고 소개했다.
이어 “(일본은) 국가를 위할 때는 때로는 여야를 초월할 때가 있다”며 이번 독도 방문이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구속사태 등으로 빨라진 레임덕 탈피 등 국면전환용이라는 야권의 비판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피력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이에 대해 “독도 문제에 관해서 일본이 연례 행사처럼 도발을 해왔고, 국민들이 참 답답했는데, 이번 방문으로 참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고 지지의사를 피력했다.
고흥길 특임장관도 “국민의 84.7%가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여론조사결과를 소개했고, 이병석 부의장도 “이번 독도방문은 잘하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은 19대 국회 개원이후 신임 국회의장단과 처음 만나는 자리로, 이 대통령은 지난주 독도 방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올림픽에서 선전한 우리 선수단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행사에는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부의장, 이병석 국회부의장, 정진석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청와대에서 하금열 대통령 실장, 이달곤 정무수석, 최금락 홍보수석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