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9 13:27 (일)
애플-삼성, 美 특허소송 "모방이다 vs 경쟁이다"
상태바
애플-삼성, 美 특허소송 "모방이다 vs 경쟁이다"
  • 김민기 기자
  • 승인 2012.08.01 1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 본게임이 시작됐다. 디자인을 베꼈다고 공격하는 애플과 공정한 경쟁일 뿐이라는 삼성의 방어로 열띤 법정 공방이 이뤄졌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씨넷 등에 따르면 루시 고 판사 주재로 캘리포니아 세너제이 연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과 애플간의 특허침해 본안 소송 두 번째 심리에서 애플은 삼성이 의도적으로 디자인을 모방했다고 주장한 반면 삼성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각각 한시간 반동안 진행된 모두 발언에서 양측은 슬라이드, 내부 문건, 참고 자료 등을 활용해 공방을 벌였으며 삼성의 모두발언 도중 애플이 3차례나 이의를 제기 하는 등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재판이 진행됐다.

◇ 애플 "삼성, 혁신보다 모방 택해"

삼성에 앞서 모두 발언(Opening statement)에 나선 애플 측의 해롤드 맥엘히니 변호사는 삼성전자의 내부 문건을 배심원들에게 공개하며 공격적으로 변론을 진행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아이폰의 디자인을 모방하자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며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을 베꼈다고 공세를 펼쳤다.

맥엘히니 변호사는 슬라이드 자료를 통해 지난 2006년 삼성의 휴대폰들과 2010년 새로운 스마트폰을 비교하며 "삼성이 어떻게 이러한 변화를 가져왔겠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우리 모두가 다 아는 것처럼 혁신보다는 모방이 훨씬 더 쉽다"며 "애플은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아이폰을 시장에 내놓았는데 삼성은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측과 만나 삼성이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독자적인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를 찾으라고 요구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덧붙였다.

맥엘히니 변호사는 아이폰의 하드웨어가 "모방하기 쉽다(easy to copy)"고 적힌 삼성 내부의 분석 자료를 공개하며 "삼성 고위임원들이 아이폰의 겉과 속을 꼼꼼히 분석한 후 위기의식을 느끼고 아이폰을 기준으로 제품을 만들 것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삼성 "특허권 침해 아니라 공정한 경쟁"

애플에 이어 진술에 나선 삼성측 변호인은 찰리 버헤본 변호사는 '통상적인 경쟁'이라며 애플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찰리 버헤본 변호사는 "물론 아이폰은 상업적으로 대단히 성공한 제품이며, 경쟁사들을 포함해 많은 이들에 영감을 준 제품"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좋은 제품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이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 경쟁이지 이는 모방도, 특허 침해도 아니다"고 방어했다.

그는 '아이폰'이 출시되기 이전에 이미 LG전자 프라다폰을 비롯해 여러 기업들이 직사각형 모양에 유리 스크린을 가진 특허를 받은 바 있다며 애플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 아이폰 출시 이전에 이미 삼성도 직사각형에 모서리가 둥글고 터치스크린을 가진 휴대폰을 개발했고, 그런 유형의 휴대폰들을 계속 만들어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버호벤 변호사는 애플 디자인팀이 아이폰 초기 디자인을 만들 때 소니 디자인과 비교하면서 논의했던 이메일을 증거 자료로 내놓으면서 "애플 역시 소니의 디자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애플을 공격했다.

◇ 애플 전(前)디자이너, 증인 채택

고 판사는 양사의 변론 직전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침해 본안 소송에서 신 니시보리 전 애플 디자이너의 증언을 일부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로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이 소니를 모방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증인으로 세우고자 한 디자이너의 증언이 법정에서 채택될 수 있게 됐다.

루시 고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침해 본안 소송 모두진술에서 신 니시보리 전 디자이너의 증언을 증거로 활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니시보리 전 디자이너가 법정 증언을 거부하고 있어 실제 증언대에 설지 여부는 미지수다. 애플은 니시보리가 애플에서 퇴사한 데다 하와이에서 요양 중이기 때문에 법정에서 증언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