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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박근혜 대세론' 반등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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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박근혜 대세론' 반등카드는?
  • 손대선 기자
  • 승인 2012.07.2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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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최근 저서 출간, 힐링캠프 출연 등으로 정체됐던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박근혜 대세론'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안 원장의 힐링캠프 출연 이틀 뒤인 25일 발표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안 원장은 48.3%의 지지율을 기록해 45.2%에 그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3.1% 앞섰다.

힐링캠프가 방송되기 직전에 실시된 23일 조사에서도 안 원장은 47.6%의 지지율을 기록해 박 전 위원장(45.6%)을 2% 앞섰다.

안 원장은 여타 여론조사에서도 박 전 위원장과 박빙의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 박 전 위원장의 선두수성을 위협하는 호적수로 등장했다.

현 정부 출범 이래 줄곧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최선두를 달려오던 박 전 위원장에게 이같은 위기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 이후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안 원장의 정치참여 출마 의사가 가시화되면서 박 전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은 급격히 흔들렸다.

당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대세론 무용론을 제기하며 박 전 위원장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고, 이는 4·11 총선에서 여당의 완패로 귀결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당을 재정비해 총선승리를 이끌었고, 결국 자신의 정치적 위상도 함께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총선참패의 후유증을 여전히 겪고 있는 민주통합당과 비례대표 부정선거로 촉발된 통합진보당의 자중지란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박 전 위원장의 대선가도는 탄탄하기만 해보였다.

그럼에도 안 원장의 정치참여가 가시화되자 대세론은 일순간에 타격을 입은 형국이 됐다.

일부 전문가는 최근 박 전 위원장이 5·16 군사쿠데타를 두고 "불가피"했다는 최근 언급한 것이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박 전 위원장의 그동안 행적을 봤을 때 '예상된 악재'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지적이다.

그보다는 '새정치'에 대한 갈망이 대선을 앞두고 안 원장의 정치참여가 가시화되며 박 전 위원장의 개인적 인기와 본격적으로 충돌하는 흐름이라고 보는 해석이 설득력 있다는 지적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안 원장이 여전히 출마여부를 선언하지 않았다는 점과 대선이 5개월 정도 남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의 지지율이 본선에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안 원장이 대선참여가 현실화됐을 때 파괴력은 이전보다 세면셌지 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박 전 위원장의 입장으로서는 초조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박 전 위원장 특유의 진중함으로 인해 표면화되지는 않았지만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안 원장의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이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그리고 움직임은 27일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됐다.

우선 '깎아내리기'다. 네거티브를 지양하라는 박 전 위원장의 언질 탓인지 한동안 경쟁후보, 특히 안 원장에 대한 삼가던 새누리당은 최근 숨겼던 발톱을 내밀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은 27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주자로서 위치는 구름위에 손오공"이라고 비꼬았다.

"안 원장의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는 단편적으로 보도됐지만 국민들을 어떻게 편안하게 만들지 여부 등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내놓은 것이 없다"는 것이 비판의 이유였다.

이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선 경선 캠프에서 안 원장의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안 원장이 대선에 확실하게 나오는가"라고 반문하며 "만약 나온다면 외교, 안보, 사회적·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삶을 살아왔고 그 사안에 대해 어떤 처신을 해왔는지 알아야 한다"고 언급해 안 원장 대선출마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여기에 중량감 있는 여권 인사들이 공·사석에서 안 원장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되면 '결정적 하자가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흘리기도 한다.

'훌륭한 인품을 지닌, 성공한 CEO지만 정치인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그동안의 소극적 경계와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안 원장에 대한 깎아내리기와 동시에 박 전 위원장과 지지층이 겹치는 중도층을 끌어안기 전략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중도층에 어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를 경제관료 출신 당내 인사들의 반발을 뿌리치면서까지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정현 최고위원과 같은 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정치권의 재벌개혁 추진에 대해 재계가 위헌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위헌이라고 얘기하는 재계야 말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호도하면서 국민을 협박하는 잘못된 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법에서 불법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부분들의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위헌이라면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없다"고까지 했다.

'협박'과 '처벌' '기강'이라는 세 단어만 놓고 보면 재계가 움찔할만한 '기개'(?)를 보인 것이 사실이다.

이 최고위원은 "(재계의) 반발이 이해가 안 된다. 부당 불법한 일감 몰아주기를 안 하면 되는데 그것을 지속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게 너무 과하게 나간다고 하는데 그러면 부당 불법 행위를 처벌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벌을 개혁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순환출자로 인해 가공의 의결권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S그룹의 총수가 0.08%의 지분을 가지고도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하고 수천억원을 횡령하고 있다"며 "가공의결권 행사를 금지 또는 제한하는 법안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당내 경제통이라고 불리는 의원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법안이 당론으로 확정될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그 분들은 수십년 동안 굉장히 재벌친화적인 글을 쓰고 발언을 한 분들"이라며 "그 분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면 당론이 못될 것이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제출한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라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 실태 조사를 하는 것이 주요 골자로 돼 있다"며 "실태 조사를 백날 해도 재벌은 눈도 깜짝 안한다. 실태조사는 전혀 실효성이 없는 방안"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사실상 '친재벌'이라는 이미지를 새누리당의 중심에서 걷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두 사람은 공히 박 전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당내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주군'의 뜻을 전하는 실질적 '입'으로 통하고 있다.

27일 하루 발언만 종합해 놓고 보면 박 전 위원장의 호적수로 재등장한 안 원장을 견제하는 전위대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그렇다면 안 원장의 부각으로 수세에 몰린 박 전 위원장은 어떤 반등카드를 준비하고 있을까.

이정현 최고위원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이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과 관련, "지지율이 대선을 앞두고 출렁이는 것은 병가지상사"라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일희일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최고위원은 향후 박 전 위원장의 대선 행보에 대해서는 "지지율이 잠깐 높다고 좋아하고 떨어졌다고 실망할 필요없이 국민만 바라볼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안정감과 안도감을 주고 제대로 된 지도자로서의 인식을 심어주며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의 말에서 느껴지듯 현재로서는 대선 본선에서 직접 맞붙지 않는 한 박 전 위원장이 직접 나서 안 원장에 대한 반격을 도모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기에 불안하다는 것은 박 전 위원장 스스로가 가장 잘 느끼고 있을 것이 뻔하다.

전면이 아닌 측면에서 꾸준히 자신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는 안 원장을 상대로 박 전 위원장은 어떤 반등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을까. 올림픽의 열기 속에서도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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