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예정됐던 장시호(38)씨가 지난 주말 정유라(21)씨 자택에 괴한이 침입한 사건과 관련해 “신변 위협이 우려된다”며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을 다음 달 11일로 연기해 진행할 방침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5명의 뇌물공여 등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장씨가 증인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지난 토요일 정유라씨 집에 괴한이 침입하는 사건이 있었다”며 “장씨가 초등학생인 아들과 집에 단 둘이 거주하는 상황이어서 신변 위협 등 여러 가지 부담이 돼 증인 출석이 어렵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또 “다음 달 6일 자신의 형사재판 선고가 예정돼있어 그 전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너무 어렵다고 한다”며 “선고 이후로 기일을 잡아주면 반드시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6일 특검의 요청에 따라 장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장씨를 상대로 삼성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이 공익적 의도였는지 등을 신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장씨는 지난 22일 “자신의 재판 선고를 앞두고 있어 다음에 증인으로 출석하겠다”는 취지의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출석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본인 선고와 증인 출석과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면서도 “오늘 출석을 안 하면 진행할 수 없어 다음 달 11일로 증인신문을 연기하겠다”고 정리했다.
장씨의 불출석으로 이날 이 부회장 재판은 약 7분 만에 종료됐다.
이 부회장 등의 다음 재판은 오는 29일 열린다. 재판부는 이날 고영태(41)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