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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박 대통령 퇴진"…격해진 민심 곳곳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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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박 대통령 퇴진"…격해진 민심 곳곳 촛불집회
  • 윤이나 기자
  • 승인 2016.11.06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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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2016.11.05

주말인 5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분노한 시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박 대통령이 지난 4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며 사과를 했지만 성난 민심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중·고등학생과 자발적으로 참여한 국민들, 고(故) 백남기 영결식을 함께한 참가자들까지 동참했다. 
 

 

당초 주최 측 추산 참가인원은 5만명이었으나 이날 오후 7시 행진 중에는 15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최종적으로는 20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집회 말미에는 경찰도 2만1000명으로 추산했다가 4만5000명으로 늘렸다.

실제로 광화문광장 일대는 인파로 붐볐다. 광장과 양 옆 도로는 물론 세종문화회관 계단과 뒤쪽 길목까지 빼곡했다. 거리행진을 마친 뒤에서 광화문 일대는 물론 서울시청와 종로1가까지 시민들로 가득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파도타기를 하고 현수막을 흔들기도 했다. 가족 단위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아기와 함께 나온 엄마는 아기 포대에 '하야하라'는 글귀를 써붙여놓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한 손으론 엄마, 아빠 손을 붙잡은 채 다른 한 손으론 '박근혜 퇴진' 피켓을 흔들었다.

친구들과 함께 교복을 입고 참여했다는 중학생 김건우(14)군은 "학생이 보기에도 정치가 엉망"이라며 "저희도 국민이기 때문에 말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나왔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공동대표 안드레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이번 범국민대회를 혁명에 비유하며 "4·19 혁명 당시 대학생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반드시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세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하며 발언대에 선 최경숙씨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아이들 질문에 답을 할 수가 없다"며 "세월호 참사 당시 왜 안구하냐는 질문, 경찰이 왜 사람들에게 물대포를 쏘냐는 질문 등에 답변을 해줄 수 없었다. 저는 이러려고 아이들의 부모가 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거리행진을 마친 뒤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여성, 문화예술인, 노동자, 청소년, 시민사회단체, 농민 등의 자유발언과 각종 공연이 이어졌다.

▲ 박근혜 정권 퇴진 광주운동본부가 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광주시국 촛불대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2016.11.05.

광주 시민 5000여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1500여명)도 촛불을 들었다. 70개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5개 정당으로 구성된 '국정농단 헌정파괴 박근혜 퇴진 광주운동본부(준)'는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백남기 농민 추모와 박근혜 퇴진 촉구 광주시국 촛불대회'를 열었다.

정치인과 농민, 시민사회단체 구성원은 물론 학생과 직장인,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정주부 등 세대를 넘어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이게 나라냐' '왜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인가? '내가 이러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이 됐나' 등이 적힌 손피켓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초등 임용을 준비 중인 한 대학생은 "이곳에 나오지 않고 어떻게 아이들에게 동학농민운동, 4·19, 5·18, 6월항쟁 등을 가르칠 수 있겠나"라며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모른체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네 살 아들과 함께 나온 가정주부 김은하(34)씨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 새누리당은 사상 초유의 헌정 파괴자들"이라며 "정권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대전, 전북, 강원, 제주에서도 박 대통령 퇴진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1만여명의 대전시민들이 서구 둔산동 타임월드 인근 도로변에서 충청권 대학들이 주관한 '비선실세 진상규명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충청지역 대학생 시국을 말하다' 집회와 시민사회단체 주관으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대전시민 샤우팅대회'에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손에 '이게 나라인가' '박근혜 대통령 하야(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가 적힌 빨간 표어를 들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한 집회 참가자는 "대통령이 처음부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잘못을 인정했더라면 동정을 할 수 있었겠지만 처음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문제제기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 바보로 만들고 이제 증거가 나오니까 고개를 숙이는게 말이 되느냐"며 "분명한 사실은 국민을 위한 대통령은 아닌게 분명하고 퇴진하는게 맞다"고 강조했다. 

전북에서는 오후 5시부터 전주시 오거리광장 앞에서 '박근혜 퇴진 전북도민총궐기' 촛불집회가 열렸다. 주최측 추산 3000명(경찰 추산 1500명)의 도민이 모여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광장 앞 도로에 모인 도민들은 '이게 나라냐', '박 대통령 퇴진'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 5일 오후 제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과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1.05.

집회에는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북비상시국회의와 전북대·전주대·전주교대 총학생회를 비롯해 중·고등학생, 직장인, 주부 등 각계 각층의 도민이 함께 했다. 

광장에 나온 김진성(41)씨는 "뉴스를 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과연 민주주의 국가가 맞나 싶어 화가 나서 이곳에 나왔다"며 "정부와 여당이 민심을 계속 무시한다면 국민의 힘으로 자리에서 끌어내리겠다"고 경고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민중총궐기 강릉투쟁본부'도 시민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강릉시 금학동 대학로에서 집회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새누리당의 해체를 촉구했다.

원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원주시 강원감영 앞에서 집회가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춘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지역에서 집회를 개최하지 않고 상경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을 송두리째 파괴한 쿠데타적 범죄행위로서 명백히 탄핵 사유에 해당된다"며 "국정운영의 능력도, 자격도 상실한 자가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제주 역시 동참했다. 민중총궐기 제주위원회는 제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2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최씨가 국정 전방위에 걸쳐 개입한 사실과 권력을 이용한 비리 행위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모든 사태의 최고책임을 져야 할 박근혜 대통령은 측근 일부의 사표수리와 개각 등으로 모면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국민 여론을 묵살하는 행위"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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