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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하라"…최순실 촛불 5만개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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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하라"…최순실 촛불 5만개 타올랐다
  • 신다비 기자
  • 승인 2016.10.30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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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광화문 네거리에서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16.10.29.

서울 도심서 최순실 국정농단 대규모 촛불집회
행사 시작 무렵 이미 수만여명 이르러
행진 시민-경찰,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대치
'경찰 폭행' 집회 참가자 1명 연행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터져나온 후 첫 주말인 29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를 개최했다.

 


당초 주최 측 예상 참여인원은 3000~4000명이었지만 이번 사안이 전국민적 관심사가 된 만큼 일반 시민들도 가세해 참가자가 더 늘어났다. 

분개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오후 6시30분께 기준으로 2만명(주최측 추산·경찰추산 9000명)이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행사가 시작된 후에도 시민들이 계속 모여들면서 주최 측은 최대 추산 참여인원을 5만명, 경찰은 1만2000명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60개 중대 경력 4800명을 배치했다. 

이날 청계광장에는 오후 5시께부터 집회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모여들었고 행사가 시작되는 오후 6시에 다다를 무렵에는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양쪽 인도까지 인파로 가득찼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촛불과 함께 주최 측에서 나눠준 '박근혜 퇴진', '이게 나라냐', '창피해서 못살겠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집회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를 수차례 외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이숙영(32·여)씨는 "최근 뉴스를 보면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방 안에만 앉아있는 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딸을 안고 나온 최혜지(36·여)씨는 "날씨가 추워서 아기 때문에 나올까 말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결국 나오게 됐다"며 "한 나라의 국정이 그렇게 어처구니 없게 어이없는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 됐다는 현실이 더구나 그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작은 목소리라도 보태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행사 시작과 함께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너무 많은 시민들이 오셨다"며 "절대 사고가 나서는 안 된다. 안전에 유의해달라"며 수차례 당부했다.

오후 7시30분께부터 시작된 행진에서는 시민들과 경찰의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하던 시민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최순실을 구속하라" 등을 외치며 종로 거리를 지나 광화문 광장으로 진입했다.

경찰은 광화문에서 세종대왕 동상 앞까지 차벽, '인간 벽' 등을 쌓아 막아서며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차단했다.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과 손피켓을 들고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0.29.

이 과정에서 뚫고 나가려는 일부 시민들과 막으려는 경찰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저지선 밖인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는 집회 참가자 1명이 경찰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되기도 했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지던 대치는 오후 10시30분께부터 세종대로에 차량들의 운행이 가능할 정도로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행진 시작 당시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던 인파는 추운 날씨 등으로 많은 시민들이 귀가하면서 오후 10시께를 기점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일부 남은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의 '힘 싸움'은 계속됐다.

인도로 밀려난 참가자들은 경찰을 향해 "밀지마", "물러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을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또 이날 집회에는 이재명 성남시장,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박주민·표창원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 시장은 청계광장 단상에 올라 "대통령은 국민이 맡긴 통치권한을 무당의 가족에게 통째로 던져버렸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내던진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국권을 내려놓고 즉시 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

노 원내대표는 "오늘도 내일도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하야를 위해 함께 하자"며 "대통령이 하야하면 국정공백이 온다고 하지만 국정은 이미 독일로 떠났다. 국민이 원하는 건 오로지 대통령의 하야"라고 강조했다.

투쟁본부는 이날부터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시민행동을 매주 주말 개최하고 다음달 1일부터 비상 시국행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촛불집회에 앞서 서울 도심 곳곳에서도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청소년단체인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는 이날 오후 2시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1차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국민들의 선택으로 선출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우리가 잘 알지도 못하는 '비선실세'에 의해 꼭두각시처럼 놀아난 사실에 국민들은 통탄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국선언을 마친 이들은 서울 세종로소공까지 행진을 벌였다. 

한국청년연대도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박근혜 하야하라 본노의 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마로니에공원에서 청계광장까지 행진을 벌이며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같은 시간 시민들로 구성된 '최순실시민행동'은 종로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최순실 의혹 관련 진상규명 촉구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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