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97년부터 13년간 대한제국의 중심이었던 덕수궁과 정동길 일대가 '역사 보행길'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울시는 덕수궁을 둘러싼 대한제국의 역사문화유산 탐방로를 조성하고 보행친화거리로 만드는 '정동, 그리고 대한제국13'을 12일 발표했다. 이날은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지 119년 되는 날이다.
이를위해 시는 역사재생과 역사명소, 역사보전 등 3대 전략을 세웠다.
우선 덕수궁 주변을 가운데 놓고 역사문화 자원을 연결해 탐방로 '대한제국의 길'(Korean Empire Trail)로 묶는다.
코스는 ▲배움과 나눔(성공회성당·세실극장·영국대사관 등) ▲옛 덕수궁역(구세군 중앙회관·선원전 터·구 러시아공사관) ▲외교타운(미국대사관·이화여고 심슨기념관· 정동교회·중명전 등) ▲신문화와 계몽(광무전망대·배재학당·서울시립미술관 등) ▲대한제국의 중심(환구단·서울광장·시민광장 등) 등 5개 2.6㎞ 구간으로 구성된다.
대한제국의 길은 서울시청 서소문청사(경관거점)와 옛 국세청 별관부지(역사문화거점) 등 2곳을 거점공간으로 삼는다.
서소문청사에는 13층 전망대를 15층으로 옮겨 정동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광무전망대'가 설치된다. 덕수궁 돌담길 방향에 있던 주차장 출입구를 반대편으로 변경해 보행 진출입로를 만든다. 기존 주차관리공간은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판매점인 '손탁호텔' 풍 카페로 재탄생한다.
옛 국세청 별관부지는 2018년 6월 '세종대로 역사문화 특화공간'으로 거듭난다. 총면적 2899㎡ 공간이 지상은 탁 트인 역사문화광장으로, 지하는 시청역·시민청 등과 연결된 서울도시건축박물관으로 꾸며진다.
여기에 고종이 황제 즉위식과 제사 등을 지냈던 환구단이 서울광장과 횡단보도로 연결되면서 대한제국의 길이 이어지게 된다.
바닥돌은 역사적 명소를 이은 미국 보스턴의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을 본따 대한제국 국장(國章)을 표시함으로서 누구나 걸어서 역사문화유산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시는 대한제국 선포를 기념해 매년 10월 한 달간 '정동의 달'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는 '정동극장 돌담길 프로젝트'(4~15일), '정동문화축제'(13~15일), '대한민국 커피축제'(21~23일), '정동야행'(28~29일) 등이 열린다.
역사문화탐방로 조성을 위해 시는 역사보전에도 나선다.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 옛 덕수궁역과 옛길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가로와 필지선을 보전한다. 미래유산, 근현대 건축자산 등은 '통합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역사경관으로 관리한다.
문화재청·중구청 등과 함께 역대 임금의 초상화를 모셨으나 조선총독부에 의해 해체됐던 덕수궁 선원전 복원사업과 환구단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동안 잊혔던 대한제국 역사의 재조명을 통해 정동의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날"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대한제국의 역사를 돌아보고 국권회복과 국민권력시대를 향한 대한민국의 갈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사업 발표에는 캐나다·영국·노르웨이 대사와 정동 내 7개 대사관, 공공기관, 주민 등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