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배구가 8강 탈락으로 40년 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의 꿈을 접었다. 주포 김연경(페네르바체)은 선수들이 더 많은 경험을 쌓는다면 앞으로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대봤다.
그 효과를 직접 경험한 김연경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한국은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1-3(19-25 14-25 25-23 20-25)으로 패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김연경을 앞세워 1976년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두 번째 입상을 바라봤던 한국은 복병 네덜란드의 벽에 막혀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연경은 제 몫을 했다. 양 팀 최다인 27점으로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침묵과 리시브 라인의 붕괴는 김연경으로서도 손 쓸 도리가 없었다.
김연경은 "져서 아쉽다. 서브를 더 강하게 했어야 했는데 잘 안 됐다. 리시브도 불안했다. (상대) 주 공격수를 내가 블로킹으로 잘 마크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자책했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4강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올린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나은 행보가 기대됐지만 오히려 더욱 일찍 대회를 마감했다.
예선전을 비교적 잘 치렀던 선수들은 큰 경기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네덜란드전에서는 발걸음이 크게 무뎠다. 평소에는 잘 하지 않았던 잔실수들도 훨씬 많았다.
김연경은 "결국 경험이다. 어린 선수들이 와서 공격력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결국 안정적인 면에서 떨어졌다. 기복 있는 시합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김연경은 "결국 개개인이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 부족했던 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시합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안 됐던 부분을 성장해 나가려 각자가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해외리그 진출도 경험 쌓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국내리그 소속이 아닌 이는 김연경 뿐이었다.
"결국 해외에서 뛴 경험을 토대로 큰 대회에 나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김연경은 "많은 선수들이 기회가 되면 (해외로) 나갔으면 한다. V-리그에서는 통하지만 여기서 안 통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많은 사람이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대표팀 주 공격수라는 책임감으로 짐을 지고 뛰었던 그는 "한 경기를 못하면 한 순간에 떨어지는 선수가 되고 잘하면 '갓연경', '신'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매 경기마다 많은 이야기가 나와서 힘들었다"면서 "오늘 끝나게 돼 홀가분한 것 같다"고 그동안의 맘고생을 털어놨다.
올림픽을 준비했던 세 달 간의 시간을 두고는 "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못 한 것도 있고 소속팀은 생각하지 않고 대표팀만 생각했다"면서 "마무리가 좋지 않아 속상하고 슬프다. 코칭스태프가 고생한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쉽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UB우리방송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