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회장은 즉각 반격으로 사실상 1일 천하로 막을 내렸지만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신 총괄 회장은 이날 일본홀딩스에 나타나 자신을 제외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했다. 이날 해임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는 신동빈·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대표이사 부회장이 포함돼 있다.사태의 전말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전날인 27일 친족 5명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시작됐다.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워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나면서 롯데일가를 둘러싼 신동주 쿠데타의 불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롯데그룹이 부자간, 형제간 갈등에 어수선하다.
롯데그룹의 지분 구조는 계열사끼리 얽히고설킨 순환출자 구조다.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나 신동주 전 부회장 한 명이 지분 구조의 절대적인 위치에 있지는 않다. 동생인 신동빈 회장과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 지분을 비슷하게 보유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슬하에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장남 신 전 부회장, 차남 신 회장 그리고 막내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를 두고 있다. 이 중 승계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둘째 부인 사이에서 얻은 '동주-동빈' 형제였다.
지난해 말부터 촉발된 형제갈등은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모든 계열사에서 해임되면서 사실상 신 회장 체제가 유력해졌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이 일본 계열사의 모든 직함을 내려놨다고 하더라도 국내 롯데 계열사의 지분은 여전히 유효하다.
현재 '동주-동빈' 형제의 롯데그룹 보유 지분 차이는 미미한 상태다. 신 회장이 롯데쇼핑 지분 13.46%를 보유 중이고, 신 전 부회장이 13.4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불과 0.01%p 밖에 차이에 불과하다.
이 밖에 롯데제과 및 롯데칠성, 롯데푸드, 롯데상사 등의 계열사에서도 두 형제는 비슷한 형태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지분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아직도 신 총괄회장의 영향력이 더 강하다. 때문에 지분 경쟁이 발생하더라도 신 총괄회장이 차남 신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면 분쟁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신영자 이사장과 신유미 고문이 지분 경쟁에 참여하거나 특정 형제의 편의 들 경우 이들의 경쟁은 더 복잡해질 가능성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 향방에 집중 될 수 밖에 없다"며 "결국 일본 광윤사와 L투자회사의 지분을 언제, 어떤 경로로 확보하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