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비극이 많은 발레 장르에서 몇 되지 않은 희극발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코미디 발레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이 바탕이다. 왈가닥 '카테리나'와 그녀를 현모양처로 길들이는 '페트루키오'의 팽팽한 공방전을 그린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상징인 안무가 존 크랑코의 대표작으로 무용수에게 고도의 테크닉을 요구한다. 내적 심리 묘사 역시 탁월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1969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 초연했다.
국립발레단이 '말괄량이 길들이기' 아시아계에서 처음으로 판권을 획득해 국내 선보인다. 한국 발레단이 이 작품을 정식으로 국내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이 몸담은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 2006년 성남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으로 선보인 바 있다. 드라마틱한 발레의 비극적인 연기로 유명한 강수진의 첫 코믹 발레 도전 작품으로 당시 그녀가 카타리나를 맡았다.
고전 발레에 자주 등장하는 공주가 아닌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남자를 때리고 물어뜯는 왈가닥 주인공 카타리나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예쁜 모습만 보여주지만 내숭 덩어리인 동생 '비앙카' 역시 주목할 만한 캐릭터다.
강 예술감독이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선택한 작품이다. '발레는 어렵다', '발레는 슬픈 이야기만 있다' 등의 편견을 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보이는 그대로의 캐릭터 특징과 함께 무용수들이 그려내는 드라마틱한 연기를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존 크랑코가 죽은 후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 그의 작품들이 존 크랑코 재단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면서 "해외 발레단에서 공연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알렸다.
29일부터 5월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극장. 카타리나 김지영 신승원 이은원, 페트루키오 김현웅 이동훈 이재우, 비앙카 김리회 박슬기 박예은. 지휘 제임스 터글, 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러닝타임 125분(인터미션 20분). 5000~10만원. 예술의전당 쌕티켓.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