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08-18 16:16 (월)
“이국의 바람 맞으며 씽씽”…낭만과 도전의 유럽 자전거 여행
상태바
“이국의 바람 맞으며 씽씽”…낭만과 도전의 유럽 자전거 여행
  • 김정환 기자
  • 승인 2014.11.11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자전거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동호인들이 많아지면서 개인 또는 단체로 해외 라이딩을 떠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현재 국내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일본이다. 거리가 가까워 비행기를 타고 가도 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좀 더 저렴하게 배를 타고 가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전거 인구가 많은 만큼 인프라가 잘 갖춰져 편리하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일본 외에도 조금 먼 타이완도 ‘자전거 선진국’답게 국내 동호인들이 해외 라이딩을 하기 위해 많이 찾는 나라다.

이미 일본과 타이완을 섭렵한 베테랑 동호인이든, 아직 꿈만 키우고 있는 병아리 동호인이든 누구나 마음과 눈은 더 멀리 곳은 역시 ‘자전거의 고향’ 유럽을 향한다.

하지만 유럽까지 ‘애마’를 타고 갈 수 없는 일. 그렇다고 비행기에 태워 가려니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

그래서 열성 동호인들 중에는 현지에서 자전거를 렌탈해 이용하거나 거꾸로 그곳에서 자신의 ‘드림 자전거’를 구입해 한참 라이딩을 즐긴 뒤 국내에 가져오기도 한다.

지금 당장 가지 못하더라도 차곡차곡 계획을 세워 ‘언젠가’에 대비하는 것은 어떨까. 전세계 여행 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www.skyscanner.co.kr)로부터 ‘유럽 자전거 라이딩 코스 톱8’을 추천 받았다. 코스의 난이도가 초보 라이더용부터 선수급까지 다양하니 자신의 취향과 수준에 맞춰 보자 .

◇르와르 계곡(프랑스 르와르, 난이도 초급)

동화책에서 그들이 밖으로 나온 것인지 내가 들어간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샹보르, 슈농소, 블르와 등 수많은 고성과 흰 고니들이 노니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다. ‘프랑스 정원’, ‘프랑스 요람’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닌 듯 싶다.

르와르 계곡은 지형이 완만해 자전거를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현지 자전거 투어 서비스 업체들이 여행객들이 라이딩 중 소지품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차량을 제공하고, 자전거 코스로 안내해줘 편리하다. 와인 애호가라면 현지의 디스커버프랑스닷컴(DiscoverFrance.com)이 판매하는 일일 자전거 와이너리 투어 패키지를 이용해 보자. 물론 와인을 마음껏 마셨다면 무조건 ‘끌바(자전거 끌고 다니기)’다.

◇레이크 디스트릭트(영국 윈더미어, 난이도 초급)

19세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과 크고 작은 호수들로 둘러싸인 이곳은 자전거를 타고 구경하기에 제격이다.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지형은 다소 기복이 있지만, 자전거 입문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정도다. 라이달 워터, 그라스미어 레이크, 에스웨이트 워터와 호크쉐드 홀 공원의 숲을 지나는 45㎞ 코스를 추천한다. 여행 중 브록홀 국립공원 센터에 잠시 자전거를 세워두고 ‘애프터눈 티’ 한 잔과 수제 케이크 한 조각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마조르카(스페인 마조르카, 난이도 중급)

마조르카는 세계 각국 자전거 동호인들이 여행을 오기 시작하면서 ‘유럽 자전거 여행자들의 천국’으로 급부상했다. 평지와 언덕이 적절히 섞여 자전거 타기에 이상적이고, 커피숍과 레스토랑이 많이 있어 자전거를 타다가 언제라도 들어가 목을 축이거나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다. 바람이 많이 불고, 햇볕이 강하기 때문에 마조르카에서 자전거를 타기에는 봄과 가을이 가장 좋다.

◇와이트 섬(영국 아일 오브 와이트, 난이도 중급)

와이트 섬의 라이딩 코스는 총 10㎞ 구간이다. 서울 여의도에서 잠실선착장까지의 거리(총 14㎞) 보다도 짧다. 시속 20㎞ 이하로 ‘샤방 라이딩(천천히 자전거 타기)’을 해도 1시간 정도면 주파할 수 있다.

하지만 야마우스, 벤브리지 등 그림 같은 어촌을 그냥 지나치기란 쉽지 않다. 지친 다리를 쉬기 위해 잠시 길가에 멈춰서는 순간, 눈부신 영국 해협과 소금기 가득한 바닷바람, 불쑥 불쑥 나타나는 야생동물들의 매력에 흠뻑 취하게 된다.

다만 이 곳 역시 영국인 만큼 언제 어느 때 비바람이 몰아칠 지 모르니 비옷을 미리 챙겨두자. 패니어(자전거 여행용 가방)를 감싸줄 방수 커버도 잊지 말자.

◇아르덴(벨기에 스파, 난이도 상급)

벨기에 남쪽 스파 인근의 아르덴 지역은 높은 언덕과 25도 가량 기울어진 오르막 길 덕분에 세계 각국에서 늘 수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찾는다.

주위를 둘러싼 언덕과 울창한 숲, 그리고 꾸불꾸불한 산행로로 이뤄져 라이딩 보다 삼림욕이나 산책을 즐기기에 적합한 곳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그런 점이 동호인들의 강렬한 모험심을 자극한다.

특히 매년 5월 이곳은 ‘라 플레쉬 드 왈로니 대회’에 참가하려는 선수들로 마을 전체가 북적인다. 이 코스는 과거 3차례에 걸쳐 ‘투르 드 프랑스 대회’의 정식 코스로 지정됐으며, 아예 수년간 ‘산악 자전거(MTB) 월드컵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랄프 듀에즈(프랑스 랄프 듀에즈, 난이도 상급)

라이딩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아이콘과도 같은 코스가 프랑스의 랄프 듀에즈 도로다.

와인 코르크 따개를 연상시키는 소용돌이 모양의 오르막 길과 21개의 커브길로 잘 알려진 이 코스는 언제나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와장 계곡의 경치는 뭐라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 총 13.8㎞ 구간을 달리는 사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사람들에게만 허락되는 환희라고나 할까.

모두들 기진맥진한 채 정상에 도달하기 때문인가. 다른 코스들과 달리 정상에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스테이크는 물론, 감자칩, 오믈렛, 프랑스산 라거 맥주 등을 즐길 수 있다.

◇노베 콜리(이탈리아 체제나티코, 난이도 최상급)

‘투르 드 프랑스’, ‘지로 이탈리아’ 등 유수의 국제 자전거 경주대회들을 석권한 세계적인 사이클리스트이자 전설적인 클라이머인 마르코 판타니(1970~2004)의 고향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체제나티코의 작은 마을 노베 콜리. 아드리아해의 멋진 풍광에 떠나간 영웅에 대한 경외심까지 더해져 전세계 자전거 동호인들의 ‘성지’로 자리잡았다.

이탈리아어로 ‘아홉 개의 언덕’이라는 뜻인 노베 콜리답게 대부분의 도로가 오르막 길이다. 그래도 산이라고 부를 만큼 높은 지형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매년 1만1000명이 넘는 각국 자전거 동호인들이 운집하는 ‘노베 콜리 그란 폰도’가 열린다. 아마추어와 프로 모두 참석할 수 있는 대회로 130㎞, 200㎞ 등 2개 코스를 운영한다.

선수들의 열정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현지인들이 길가에서 케이크를 건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스텔비오 패스(이탈리아 보르미오, 난이도 최상급)

스텔비오 패스는 지난 1826년 이탈리아 북동부 보르미오와 스위스 국경 근방 스텔비오를 연결하기 위해 알프스 산맥을 따라 건설됐다.

유럽에서도 가장 험난한 산행도로답게 MTB 선수들의 훈련장이자 ‘지로 이탈리아’의 주요 코스로 유명하다.

보르미오에서 출발하는 오르막 길에는 ‘피콜로 티벳(작은 티벳)’이라는 이름의 호텔이 있는데 스텔비오 패스를 내려다 보기에 최적이다. 해발 2758m에 달하는 산 정상에 오르면 여름에도 눈 덮힌 오틀러산과 저 멀리 질러탈 알프스의 장관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내려오는 길은 아무리 자신 있는 선수급 동호인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조심해야 한다. 끝없이 계속되는 지그재그 커브를 따라 달리다 보면 무려 180도에 가까운 급커브를 포함해 어두운 터널, 가파른 내리막 길 등 약 50개에 달하는 난코스들이 도사리고 있다. 물론 그런 짜릿한 다운힐을 위해 그 힘든 업힐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기는 하다.

          해외 자전거 라이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