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인상 언제 발효될지는 명확지 않아”
한국 고위급 잇단 방미에도 관세 불확실성 계속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찾았으나, 대화 파트너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와는 만나지 못하고 3일(현지 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여 본부장은 대신 릭 스위처 USTR 부대표를 만나 우리정부 입장과 대미투자 이행 의지를 강조했으나, 트럼프 행정부 관세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여 본부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유니언스테이션에서 뉴욕으로 이동하기 앞서 특파원들에게 “USTR 부대표를 만났다”며 “2시간여 심도있게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관세 합의를 했던 것이 투자 부분과 비관세 부분이 있는데 양측 부분에서 한국이 약속대로 이행할 의지가 있고, 지금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부분들을 충실히 설명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한국의 관세를 인상하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관보게제 절차가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는 “관계부처간 협의를 거치고 있다 생각된다. 관보는 루틴한(정례적인) 행정절차인데, 아직까지는 정부 내에서도 협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며 “언제 발효될지는 아직 명확히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진전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명확히 소통하면서 실제 관세가 인상되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입법 과정을 촉진시키면서 앞으로 또 서울에서 계속 논의를 해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국 정부가 설명하고 있으나 미국은 관세 인상 절차를 밟고 있다는 의미냐고 취재진이 재차 묻자 “절차를 진행한다기보다, 미국 내에서도 타임라인이나 그런 부분에 대해 아직 내부 협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한국의 무역합의 미이행을 이유로 관세율을 15%에서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양국이 합의한 한국의 대미투자 이행이 느리다는 판단이 인상 배경으로 보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 본부장을 연이어 미국으로 보내 설명에 나섰다.
다만 김 장관은 지난달 29~30일 연이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회담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귀국했다. 또 여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워싱턴DC에 도착해 협의에 나섰으나 그리어 대표는 일정 문제로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게 됐다. 그리어 대표는 전날 미국과 인도간 무역합의가 발표되면서 발이 묶인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미국의 관세 인상 예고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 SNS에 나오듯 투자 부분에서 국회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부분이 주요한 것이라 파악한다”면서도 “이런 상화에서 여러가지 통상 이슈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입법은 입법대로, 또 통상 마찰이 되지 않도록 여러 이슈를 민감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계류 중인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뿐만 아니라 미국 정치권에서 문제삼는 쿠팡 문제나 개정 정보통신망법 등에 대해서도 협의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면 미국이 관세 인상을 철회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라 심플하게(간단히) 그렇게 말씀드리기 쉽지는 않다”고 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기간 미 의회를 찾아 상하원 의원 및 보좌관들과 간담회도 진행했다. 쿠팡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적극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쿠팡 문제가 관세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디지털 이슈는 미국 정부와 의회가 굉장히 중요시하는 이슈이긴 하지만, 쿠팡 이것은 우리가 분리해서 봐야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의회에서 의원 20명, 보좌진 30여명해서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면서 “디지털 이슈 그리고 여러 이슈들이 많이 논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이 연거푸 미국을 찾아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미국은 아직 관세 인상을 철회하겠다는 얘기는 않고 있다.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대미투자 이행 의지를 거듭 전달했다.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인데, 여 본부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자주 만나 소통하는 것 자체가 진전이라 생각한다”며 “계속 긴밀히 소통하면서 조금이라도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간극을 좁히며 대화를 이어가는게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고, 그러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