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증시 활황으로 증권주들이 수혜를 받으며 랠리를 이어가는 반면, 은행주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KRX 은행 지수는 0.5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9.74%인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익률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6분 현재 신한지주는 전 거래일 보다 500원(0.64%) 떨어진 7만7700원에 거래 중이다. 신한지주는 올 들어 1.7% 하락했다. 하나금융지주(-0.53%), 우리금융지주(-0.18%)도 하락 중이다. 4대 금융지주 중 KB금융만 0.08% 소폭 상승 중이다.
반면 코스피가 4660선을 돌파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증권주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증권 대장주인 미래에셋증권(0.70%), 한국금융지주(1.54%), NH투자증권(0.71%), 삼성증권(0.13%), 유안타증권(0.40%) 등 증권주들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 투자 효과로 연일 급등하며 올 들어서만 22%나 올랐다.
지난해 강세를 보였던 은행주들이 부진한 것은 코스피가 8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역대급 호황을 보이자 시중은행의 예·적금이 이탈해 증시로 유입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939조286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971조9897억원에서 한 달 새 32조7034억원 빠진 수치다.
또 1년 이내의 짧은 만기에 은행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증권사 발행어음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커진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은행들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4대 주요 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증권사 컨센서스(2조6000억원)을 20% 이상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 실적의 가장 큰 변수는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과징금에 대비한 추정비용 반영 규모라고 짚었다.
다만 최근 외국인들이 은행주 수급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KB금융과 신한지주를 각각 695억원, 61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 주가는 각각 2.7%와 1.6% 올라 은행 중 가장 강세를 보였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지만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수세 유입과 과징금 불확실성 완화가 기대된다”며 “상법개정안 이달 임시국회 처리 예정 등을 감안할 때 은행주 투자심리는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은행주의 실적 부진에도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 등에 힘입어 완만한 주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은경완 신한투자연구원은 “실적 시즌을 기점으로 과징금 등 각종 불확실성 해소와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재차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높아진 증시 밸류에이션을 배경으로 완만한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KB금융을 ‘톱픽’으로 제시했다.
특히 올해부터 고배당 상장기업 주주에게 적용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특례가 시행 은행주가 대표적 수혜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대를 감안하면, 은행들의 배당성향은 최소 25% 이상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며 “비과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가능성까지 고려할 경우 총주주환원 증가율 둔화에 대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