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한 친환경 농업 사업 투자 권유
2000여명에게서 2150억 상당 가로채
캄보디아 폐업 호텔에 콜센터를 두고 친환경 농업 사업 투자를 미끼로 국내 전국 봉사단체 회원들로부터 2000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총책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7일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국내 총책 정모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37억여원 가납을 명했다. 정씨가 설립한 국내 법인 A사에게는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조직원 전모씨와 안모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하고 각각 추징금 864만원과 2548만여원을 명령했다. 또 다른 조직원 정모씨에게는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억3824만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판단하고 "피고인들은 자료 수집, 법인 설립, 피해자 유인, 자금 분배 등 각 단계를 치밀하게 계획하고 역할을 분담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고수익을 보장할 만한 어떠한 사업을 하지 않는데도 그런 외관을 만들어 돌려막기 방식으로 일정 기간 신뢰를 형성해 기망행위가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이라고 덧붙였다.
1심은 "이 사건과 같은 대규모 사기 범행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고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게 된다"며 "그 피해가 개인에게 그치지 않고 가정 파탄, 사회 전반 신뢰 시스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또 "대부분 피해 금액은 변제되지 않아 실질 피해 금액이 수백억에 이르고, 자살하는 피해자까지 발생했다"며 "피고인들은 단순히 돈을 빼앗은 게 아니라 탐욕을 채우기 위해 환상을 심어준 후 믿음을 저버리는 등 비난 가능성이 커 엄중한 처벌이 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2024년 1월부터 약 5개월간 캄보디아에 폐업한 호텔 건물을 거점으로 삼고 봉사단체를 가장한 국내 법인 A사를 설립한 뒤 '선한 사업에 투자하라'는 등의 수법으로 전국 각지 봉사단체 회원들 약 2200명으로부터 2150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총책 정씨는 캄보디아 폐업 호텔 건물에 콜센터를 마련하고 중국 및 미얀마(화교) 국적 조직원 수십명을 배치하고 국내 투자자들에게 사기 범행을 저지르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인 조직원들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국내에 거짓 봉사단체 A사를 세워 한국지사 대표로 취임한 뒤 영국 본사로부터 거액의 후원을 받고 있는 것처럼 꾸며 전국 봉사단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AI 활용 친환경 농업 사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는 시사주간지 지면을 통해 '선한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자신의 기업 철학이다'라고 인터뷰하는 등 대담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인 조직원 전씨 등 3명은 이 과정에서 국내 은행 계좌 입출금, 투자자 모집을 위한 홍보문구 통·번역 등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캄보디아 내 조직원들은 A사 해외주재원인 것처럼 행세하는 방식으로 국내 봉사단체 회원들에게 SNS 등으로 접근하고 범행 초기 후원금 지급을 통해 신뢰 관계를 쌓은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