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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금지' 이어 '야간노동 제한' 목소리…"유산에 사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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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금지' 이어 '야간노동 제한' 목소리…"유산에 사망까지"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11.25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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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국회서 야간노동자 증언대회 개최
"간호사 야간근무로 생리불순, 유산까지 반복"
"공항노동자 2명 야근 중 사망…뇌출혈 사례도"

새벽배송 제한이 사회적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간호사, 공항 보안경비 노동자, 현장 미화원 등이 야간노동자 건강권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야간노동자 건강권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속도보다 생명'을 주제로 진행됐다.

6년간 야간교대 업무를 한 정윤지 보건의료노조 아주대의료원지부 사무장은 간호사의 건강 악화를 증언했다.

정 사무장은 "야간 근무로 생리불순, 호르몬 교란, 유산까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며 "야간전담제도는 인력 부족 속에서 오히려 간호사들의 신체·정신적 손상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임신을 준비하는 간호사는 나이트(철야근무) 순번을 두려워하며 '임신순번제'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공항 노동자의 사례를 전한 소형은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학지역지부 사무처장은 3조2교대 체제의 문제를 지적했다.

소형은 사무처장은 "올해만 공항 노동자 2명이 야간근무 도중 사망했고 뇌출혈, 뇌전증으로 쓰러진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며 "연속 야간노동을 폐지하고 4조2교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PC삼립 등 제빵 공장의 야간노동 위험성도 지적됐다.

최종흥 화섬식품노조 SPC삼립지회 조직부장은 "야간노동은 집중력 저하·판단력 저하로 사고를 부르는 고위험 상태"라며 "6일제에 가까운 장시간 야간근무가 만성피로를 심화시켜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대제 개선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장 미화원도 건강권 악화에 노출돼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봉근 공공연대노조 정책실장은 "야간 수거는 숙면 부족, 면역 저하, 교통사고 위험 등에 그대로 노출된다"며 "1인 작업이 반복되며 2차 사고 위험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로서 증언대회에 참여한 이혜은 한림대 의과대학 교수는 "야간노동은 생체리듬 교란을 통해 암, 심혈관계 질환, 정신건강 악화 등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간노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나라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증언대회를 연 민주노총은 "새벽배송 경쟁과 잇따른 택배노동자 사망은 과속 경쟁이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구조를 보여준다"며 "야간노동 규제와 실질적 보호 대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야간노동 규제 입법을 촉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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