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는 내란 종사 지시 받은 군 책임자 7명 조서
尹대통령 지지단체, 4일부터 헌재 앞서 ‘필리버스터’
헌재에는 각하 촉구 보충답변서…장외 여론전에 집중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를 앞두고 양측 대리인단은 각자의 방식으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국회 측은 탄핵심판에 출석하지 않은 군 고위급들의 진술조서를 참고자료로 제출하면서 차분한 전략을 취하는 반면 윤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지지자들의 필리버스터식 집회를 이어가며 장외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와 윤 대통령 양측 대리인단은 지난달 25일 탄핵심판 최후변론이 종료된 이후 각각 참고자료와 참고서면, 보충답변서 등을 추가로 제출했다.
국회 측은 지난달 26일 탄핵심판에 출석하지 않았던 군 책임자 7명의 진술조서 등을 참고자료로 제출했다.
계엄 선포 전인 지난해 11월 9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소위 ‘롯데리아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정보사의 정성욱 100여단 5사업단장 및 김봉규 중앙신문단장 조서가 포함됐다. 이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직원 체포 혐의와 관련 지난달 28일 불구속 기소됐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및 김대우 방첩사 방첩수사단장을 통해 ‘정치인 체포’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던 방첩사의 구민회 수사조정과장과 이재학 안보수사실장, 국회 봉쇄와 침투 작전과 관련된 이상현 특전사 제1공수특전여단장의 조서도 헌재에 함께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창학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 및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부관 A씨 진술조서도 제출했다고 한다.
국회 측은 이들이 지휘 계통에 따라 내란임무 종사 지시를 받은 인물들인 만큼 윤 대통령의 위헌·위법성을 입증하는 데 헌재가 참고할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회 대리인단 관계자는 “(증인 신문 당시) 피청구인(윤 대통령) 측에서 진술조서의 일부를 쪼개서 내기도 했던 인물들”이라며 “사령관들이 수사기관에서 했던 진술과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 같은 증인들의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보충적인 진술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지난달 27일 최후 변론의 내용을 정리한 참고서면 외에는 추가로 헌재에 낸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 대리인단은 변론 종결 후에는 그간 매주 토요일에 열던 정례 대면 회의 등을 하지 않고 있으며 SNS를 활용해 의견을 조율하는 정도로 소통하고 있다고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의 선고 시점이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등 절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도 거론되지만 대리인단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모습이다.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단체의 의견서도 제출되고 있으나 대리인단이 독려나 요청을 한 일은 없었다고 한다.
이미 전 국민이 지난해 12월 3일 계엄군의 국회 침입을 생중계로 목격한 데다 국회 현안 질의, 언론 보도, 그리고 헌재에서의 변론을 통해 이미 윤 대통령을 파면해야 할 사유가 충분히 입증됐으며 공감대를 얻었다는 판단이다.
차분한 모습을 보이는 국회 측과 대조적으로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변론 종결 후 장외 여론전에 공을 쏟고 있다.
지지자 모임인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은 지난 4일부터 헌재 정문 앞에서 무제한 기자회견을 이어가며 탄핵심판의 재판 절차를 문제 삼거나 기각·각하를 촉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 대리인인 석동현 변호사가 단장을 맡은 단체다.
헌재 앞에서는 변론 종결 이후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재판관들을 향해 욕설을 하거나 스피커를 틀고 고성을 외치는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변론 종결 전 재판 공정성을 문제 삼아 ‘중대 결심’을 거론하기도 했지만 전날까지 집단 사임계 제출 등의 움직임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대리인단 차원에서는 지난달 28일까지 각하 결정을 내려달라는 취지의 보충답변서를 헌재에 제출한 상태다.
윤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계엄령 선포는 대통령의 통치행위인 만큼 헌재의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각하 결정을 내려 달라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헌재 관계자는 이달 들어 윤 대통령 측이 추가로 제출한 서면 등이 있는지 묻자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