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2.1만명 줄어…제조업 내국인도 16개월째 내리막
실업급여 지급액도 역대 1월 기준 최고…지급인원은 줄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역대 1월 기준으로 20년 만에 최저 증가폭을 기록했다. 전체 가입자 규모도 3달 연속으로 줄면서 경기 불황이 고용 한파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2025년 1월 고용행정 통계로 보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1517만4000명이다.
고용보험 전체 가입자 수는 1년 전인 2024년 1월과 비교해 11만5000명(0.8%) 증가했으나, 전월(16만명)에 비해 증가폭이 4만5000명이나 줄었다.
특히 1월 기준으로만 보면 2004년 1월 7만3000명이 증가한 이후 역대 1월 중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상시 가입자 수도 3달 연속 줄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10월(1549만명)에서 같은 해 11월(1547만7000명) 감소로 전환한 뒤 12월(1531만1000명), 1월(1517만4000명) 연이어 감소하고 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인 ‘구인배수’ 역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월 0.23 이후 가장 낮은 0.28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건설업 가입자가 2만1000명 줄면서 18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설업 가입자 수는 2023년 8월 관련 통계 집계 후 처음으로 ‘0’명을 기록한 뒤 계속해서 순감소하는 추세로,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건설업 가입자 수 증감은 ▲1월 -2000명 ▲2월 -4000명 ▲3월 -6000명 ▲4월 -7000명 ▲5월 -8000명 ▲6월 -1만명 ▲7월 -1만2000명 ▲8월 -1만3000명 ▲9월 -1만5000명 ▲10월 -1만5000명 ▲11월 -1만7000명 ▲12월 -1만7000명이었다. 지난달에는 감소폭이 더욱 커져 2만명대를 기록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지난해 8월 일용근로자 고용보험 가입확대, 내일배움카드 훈련비 상향을 통한 전직 지원 등 대책을 내놨지만 전반적인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아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1만1000명 증가했으나, 고용허가제(E-9) 외국인력 비중이 높은 업계 특성상 외국인 가입자를 제외한 내국인 가입자 수는 되레 1만7000명 줄었다.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수 감소는 2023년 10월부터 1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연령별로는 29세 이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만7000명 줄었다. 청년층 가입자는 2022년 9월 이후 29개월째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경제 허리’인 40대 가입자 역시 전년 동월 대비 5만1000명 줄면서 15개월째 감소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업(-1만7000명), 도소매업(-1만2000명), 제조업(-1만명), 부동산(-4000명)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정부는 이 같은 20대와 40대 가입자 수 감소가 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29세 이하의 경우 인구가 25만명 감소한 영향이 크다”며 “40대도 고용률이 증가하고 있어, 고용 상황이 나쁘다기보다는 인구 감소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60세 이상은 전년 동월 대비 14만6000명이 늘어나면서 정년 이후 노년층이 가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50대는 6만8000명, 30대는 5만9000명 각각 증가했다.
한편 1월 말 기준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은 97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8% 증가했다. 이는 1월 기준 역대 최고로, 1997년 1월 이후로 지급액이 가장 높다.
다만 신규 신청자 수는 18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6000명(-7.9%) 감소했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6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만4000명(-2.3%) 감소했다.
천 과장은 “인원이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지급액이 증가했는데, 이 부분은 지급받는 사람들의 인적 구성 요소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여기에 해마다 구직급여 지급액에 대한 지급 단가가 높아진다. 그래서 금액으로 볼 때는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인원으로 볼 때는 그렇지 않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