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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김치녀들, 직격탄 맞다…가수 브로 '그런남자'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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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김치녀들, 직격탄 맞다…가수 브로 '그런남자' 난리
  • 오제일 기자
  • 승인 2014.03.27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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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네 맘 알아주고 달래주는 그런 남자. 너무 힘이 들어서 지칠 때 항상 네 편이 되어주는 그런 남자. 한번 눈길만 주고 갔는데 말없이 원하던 선물을 안겨다 주는, 잘생기진 않아도 네가 가끔 기대어 쉴 수 있게 넓은 가슴을 가진 남자."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가사, 전형적인 발라드 공식을 따라 전개된다. 하지만 후렴구에 이르러서는 "그런 남자가 미쳤다고 너를 만나냐. 너도 양심이 있을 것 아니냐"로 튄다.

생소한 이름의 가수 브로(Bro)가 부른 '그런 남자'다. 반전 가사는 2절에서 수위를 더한다.

"키가 크고 재벌2세는 아니지만, 180은 되면서 연봉 6000인 남자. 네가 아무리 우스갯소리를 해도 환하게 웃으며 쿨하게 넘기는 남자"라는 가사로 일부 여성이 꿈꾸는 이상형을 그리고는 "약을 먹었니 미쳤다고 너를 만나냐. 나도 인생을 좀 즐겨봐야지. 왕자님을 원하신다면 사우디로 가세요. 일부다처제인 건 함정"으로 내팽개친다.

데이트나 결혼 비용을 주로 남성에게 의존하려는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는 '김치녀' 논란을 담은 가사,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대화창만으로 구성된 뮤직비디오로 주목받은 브로의 '그런 남자'가 음원차트를 정복하고 있다. 26일 오후 대부분의 음원차트 상위권에 브로와 '그런 남자' 이름이 박혔다.

통쾌하다는 의견이 상당수다. 남자 입장에서 쓰인 가사를 나열하고 그에 대한 여자의 답변을 기대하게 하는 단순한 뮤직비디오도 '눈을 뗄 수 없다'는 식의 호평을 받고 있다. 브로 측은 예상하지 못한 폭발적인 반응에 당황하고 있지만, 단순 우연이라고 말하기에는 대중의 관심을 제대로 짚은 셈이다.

노래를 부른 가수가 성원에 감사하는 자필편지를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 게재하는 등 적극적으로 '일베'의 회원임을 자처하는 면을 보고 노이즈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한 발 나가 가사의 품격, 뮤지션으로서의 자세도 비판받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는 "극우 성향의 '일베'를 단순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할 목적이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짚었다.

가사의 품격, 뮤지션의 자세에 대한 지적에는 "'그런 남자'를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린 대중은 애초 노래를 부른 브로에게 '뮤지션'으로서의 품격을 기대하지 않았다"며 "이미 각 방송사 음악방송의 러닝타임을 채우는 가수와 그룹의 가사에서 '품격'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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