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게 해 미안하다'는 사람 말 어떻게 믿나"
"2차 계엄 선포할까 불안···하루종일 뉴스만 봐"
"표결 불참 의원들이 '탄핵 트라우마' 있는 듯"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되자 시민들은 2차 계엄에 대한 불안함을 호소했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2차 계엄은 없을 것이라 말했지만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황모씨는 8일 "계엄령 선포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는 사람이 하는 말을 어떻게 믿냐"며 "잠깐 다른 일을 하는 사이에 2차 계엄 선포 등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일상생활도 못 하고 뉴스만 계속 보고 있다. 불안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 중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3일 밤 집에서 쉬고 있다 계엄 선포 소식을 접했고, 이후 벌어진 일련의 상황들을 보며 착잡하고 불안해 한 곳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국민들을 상대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대통령이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고 국정을 운영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 회의감이 강하게 든다"며 "당장은 아니라도 결국 대통령이 탄핵당해야 이 사태가 끝나지 않겠나"라고 했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50대 김모씨는 "'탄핵 트라우마'는 국민이 아니라 (탄핵소추안) 투표에 참여조차 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있는 것 아니냐"며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대도 자신의 이권을 먼저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은 걱정된다"고 전했다.
대학생 이모씨도 "허탈하지만, 탄핵안이 한 번에 가결될 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투표에 참여하지도 않은 이들이야말로 트라우마가 있는 것 아니냐"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 촛불행동 등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윤석열 즉각 탄핵! 즉각 구속! 촛불문화제'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