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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의 큰별 하늘로”…이홍길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마지막길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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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의 큰별 하늘로”…이홍길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마지막길 떠나
  • 송준성 기자
  • 승인 2024.03.05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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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18민주광장 노제…5·18민주묘지 안장
4·19혁명 최초 모의·교육 민주화 위해 앞장
▲ 고(故) 이홍길 전남대학교 명예교수의 넋을 위로하는 노제가 5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치러졌다. /뉴시스
▲ 고(故) 이홍길 전남대학교 명예교수의 넋을 위로하는 노제가 5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치러졌다. /뉴시스

“서릿발 채 가시지 않은 맹춘의 이른 새벽, 우리는 또 한 분의 별을 하늘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3일 83세를 일기로 별세한 이홍길 전남대학교 명예교수가 마지막 길을 떠났다.

고(故) 이홍길 교수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5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노제를 올렸다.

민중의례, 인사말, 연도낭독, 조사, 조시, 유족인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노제에 앞서 참석자들은 주먹을 불끈 쥔 채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박석무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고문은 “이홍길, 이름 석자에 대한민국이 걸어 온 민주화의 여정에서 광주가 행동했던 모든 역사가 고스란히 확인된다”며 “반민주적이고 반인륜적인 독재의 서슬로 세상이 얼어붙어 있을 때 지식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가장 잘 보여줬던 분이 바로 이 교수였다”고 회상했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4·19혁명에서 6·3 한일굴욕외교반대, 교육지표사건과 80년 오월, 그리고 87년 6월 항쟁과 이후 민주화 과정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역동적인 순간을 함께 해오셨던 분”이라면서 “선후배, 동료들에게 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이었다”고 애도했다.

정성택 전남대 총장은 “고인은 ‘과거를 알아야 오늘을 알 수 있으므로, 나 혹은 우리의 정체성을 올바르게 인식해 바람직한 미래로 향해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그 뜻과 정신을 오롯이 잘 간직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고인의 제자인 신일섭 전 호남대 교수는 “말년에 교수님은 가끔 술자리에서 자신을 ‘고독한 인생’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고독을 극복하고자 지리산 피아골 서재에서 날마다 악화하는 병마의 고통 속에서도 손에 책을 놓지 않았다”며 “비록 육신은 가셨지만 이홍길 교수님은 우리들 곁에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울먹였다.

이어 박몽구 시인이 고인을 위한 조시를 낭송했으며, 유족들이 인사를 전했다.

이후 전남대학교 고별인사를 경유한 뒤 이날 오후 3시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안장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고인은 1960년 광주고·조대부고 재학생 12명과 광주 4·19혁명을 최초 모의했다.

1978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민교육헌장을 비판한 ‘우리의 교육지표’에 서명하면서 전남대 교수직에서 해직됐다. 이후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의 일원으로 교육 민주화에 앞장섰다. 5·18 당시 항쟁지도부를 지원,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제8대 5·18기념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며 5·18관련 진상규명에 힘썼다. 

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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