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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전공의 법적대응 첫날, 진료혼선 여전···우려가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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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전공의 법적대응 첫날, 진료혼선 여전···우려가 현실로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4.03.04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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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법적 대응 개시 첫날···병원 자료 준비 분주
의료진 없고 대기자 많아 발길 되돌리는 환자도
"연장 근무도 불사" 현장 잔류 의료진 피로 호소
▲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안에 반대한 전공의 집단 행동이 이어지는 4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정책안에 반대한 전공의 집단 행동이 이어지는 4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적절한 진료 시기를 놓칠까 걱정돼요"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한 전공의들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선 4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병원측은 보건복지부의 이탈 전공의 현황 점검을 앞두고 자료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병동에선 층마다 꽉 찼던 병실들이 한산했다. 4인실에서는 환자 2~3명만 입원해있었다. 전공의 이탈로 인력이 부족하자, 전원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응급실에선 돌도 지나지 않은 아픈 손주의 진료를 기다리는 할아버지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일반 진료가 어렵자 병원을 일주일 새 두 차례나 찾으면서 치료 시기를 놓친 것 아닌가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조모씨는 "지난 7일 소아과를 찾았다 전공의가 없고 대기 시간이 길어 병원 안내에 따라 응급실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고 했다.

또 "당시 응급실을 찾았을 때는 경련이 잦아들었지만 이날 또 같은 증상이 발현되면서 곧바로 응급실로 왔다. 치료시기가 너무 늦지 않았길 바라고 있다"며 "다른 환자들도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외과 진료대기실에서는 점심을 앞두고 있는 시간이었지만 대기실에는 환자와 보호자들로 북적였다. 40분간 진료를 기다리던 한 중년 여성은 "평소보다 진료시간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도 전공의들의 이탈로 업무가 가중되면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한 응급실 관계자 A씨는 "현장 의료진이 이탈한 전공의 등이 해왔던 혈액검사 등 업무를 나눠 지고 있다"며 "전공의 이탈 이전에는 추가 근무 시간도 없었는데 연장 근무를 하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병원 관계자는 "힘들다. 아무래도 더 일이 많아졌다"며 주사기와 환자 기록지를 챙겨 병동으로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시민들은 조속한 이탈 전공의 복귀를 바랐다.

선모씨는 "생명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며 "하루 빨리 정부와 의사단체간 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광주 지역 업무 복귀명령을 따르지 않은 전공의는 전남대학교병원 112명, 조선대학교병원 106명, 광주기독병원 30명이다. 이들 대다수는 현재까지 출근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현장에 나가 채증을 통해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법적 처분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 휴업·폐업하는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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