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8일 '은마아파트 청소노동자 감전사'를 취재·보도해 고령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환기시킨 경향신문 류인하 기자 등 4명에게 '2011 앰네스티 언론상'을 수여했다.
앰네스티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개최한 시상식에서 류 기자 외에도 ▲한겨레21 김기태 기자의 '생명 OTL : 빈곤과 죽음의 이중나선' ▲MBC 김재용 기자의 '시사매거진 2580 : 믿기지 않는 구타, 공포의 집합, 소년원 그곳의 도가니' ▲KBS 최서희 기자의 '평양-소피아-서울, 그들은 아직도 망명 중'에 언론상을 수여했다.
또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 공지영과 기획자 공유, 연출자 황동혁씨에게는 언론특별상이 돌아갔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어떻게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던져주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류 기자는 만 60세 이상 노동자는 용역업체와 계약을 할 때 '근무 중 사망해도 회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서를 쓴다는 사실을 밝혀내 고령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함으로써 주의를 환기시켰다.
김기태 기자는 지난해 11월 성가복지병원 호스피스에서 한 달 간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체험한 기사를 8회에 걸쳐 보도하면서 '빈곤은 곧 죽음'이라는 부조리한 사회 현실을 실감나게 전했다. 정부의 '건강 불평등' 용역보고서 3편도 단독 발굴했다.
김재용 기자는 얼핏 사소해 보이는 구타의 심각성을 주목, 사회 밑바닥은 물론 재벌가와 대학가 등에서도 만연한 구타 실상을 추적했다. 이 보도는 법무부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이끌어냈다.
최 기자는 1962년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유학 중이던 북한 유학생 4명의 소환거부 망명 사건을 쫓으며 생존한 2명의 오늘을 집중 조명했다. 불가리아 정부의 미공개 내부문서를 대거 입수해 추적탐사 프로그램으로서의 성과를 높였다.
앰네스티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 소수자와 약자가 어떻게 고통받는지 파헤치면서 가해자인 공권력과 권력층의 억압·외면을 다룬 기사와 방송 프로그램을 주목했다"며 "인권 사각지대를 참신하고 심층적으로 취재·보도한 이들에게 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