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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힌 닭갈비에 웬 바이러스(?)…춘천닭갈비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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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힌 닭갈비에 웬 바이러스(?)…춘천닭갈비 '황당'
  • 조명규 기자
  • 승인 2014.01.20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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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도 먹이는데 위험하겠습니까'

매년 1월 강원 춘천시 닭갈비 업소들은 줄을 서서 손님들이 기다릴 정도로 성수기였지만 최근 닭갈비 업소들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방송에서 강원 춘천시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인 닭갈비가 외국인(대만, 홍콩) 관광객 집단 식중독의 원인이라는 보도 이후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5일 질병관리본부는 해명자료에서 "강원도의 1개 특정 식당을 이용한 이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될 뿐"이라며 "춘천 닭갈비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닭갈비 업소들의 피해는 커지고만 있는 상황이다.

시보건소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최초 증상 발생 시간은 춘천을 방문(28일 오후 12시께)하기 전인 지난달 28일 새벽 3시로 역학관계상 춘천지역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해당 음식점 조사결과 노로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으며 관광객들이 먹은 음식도 돼지갈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내외 관광객들은 물론 시민들의 발길마저 줄고 있어 닭갈비 업소들의 시름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또 특정 국가에서는 여행 가이드에게 '춘천의 몇몇 업소는 방문하지 말라'는 요청까지 해놓은 상태다.

이에 최시영 춘천시닭갈비협회 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에 항의했지만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변명만 늘어놔 울화통이 터진다"며 "(최초 보도한)방송도 우리입장은 전혀 반영하지 않고 무차별하게 내보내 피해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60년 가까이 이어온 춘천의 대표 향토음식을 하루아침에 '나쁜 음식'으로 매도하는 행위는 언론이 할 일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닭갈비협회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 보도 이후 350여 개의 춘천 닭갈비 업소들의 매출은 20%에서 많게는 70%까지 급락하고 있다.

더구나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되면서 업소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춘천 명동 닭갈비골목에서 23년간 닭갈비 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지현용(63)씨는 "실제 체감하는 매출감소는 50% 이상으로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최근 조류독감 확산 보도로 타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지난 2006년, 2011년에도 조류독감으로 위기가 찾아와 도, 관공서 등에서 지원받는 사태까지 일어났다"며 "안전하다고 말해도 손님들의 불안감은 막을 수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소 관계자는 "지난 20여 년간 우리 아들 딸도 아무 탈 없이 잘 먹고 자랐다"며 "익혀먹는 음식인 닭갈비가 바이러스 감염 경로라는 지적은 얼토당토 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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