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동욱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 관련 개인정보 유출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장영수)는 채모군의 가족관계 정보를 조회한 동시간대에 서초구청장실이 국정원 정보관(IO)과 통화한 정황을 잡고 진위 파악에 나선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검찰은 서초구청 OK민원센터 김모 팀장의 휴대전화 통신내역을 분석한 결과, 김 팀장이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 정보를 조회하기 직전 구청장실 응접실 내선번호로 착신 통화한 기록을 확인했다.
김 팀장은 최근 검찰에서 '구청장실 응접실에서 걸려온 전화로 채군의 개인정보를 전달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팀장은 지난해 6월11일 오후 2시46분께 구청장 응접실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뒤 2시47분30초께 채군의 정보를 조회하고 2시48분께 통화를 끝냈고, 이어 오후 2시48분10초께 구청장 응접실의 같은 번호로 국정원 정보관 송모씨에게 발신 통화한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서초구청장 응접실에서 누군가가 김 팀장에게 전화로 채군의 인적사항을 알려주며 가족부 열람을 지시한 직후, 같은 장소에서 송씨에게 가족 정보를 전달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송씨는 서울강남교육지원청과 서초구청 등을 수시로 출입하며 기관 동향이나 정보 등을 수집·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송씨는 지난해 6월10일 유영환 강남교육지원청 교육장에게 채군이 다니던 K초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부친 이름이 채 전 총장과 동일한 지 확인을 부탁한 사실이 이미 밝혀진 바 있다.
검찰은 K초등학교 남모 교장으로부터 '지난해 6월 유 교육장이 채군 아버지의 이름을 문의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고, 지난달 유 교육장을 소환해 '송씨의 부탁으로 채군 정보를 문의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송씨가 채 총장 혼외자 소문을 듣고 유 교육장에게 사실 여부를 개인적으로 문의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각에선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정보 유출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검찰은 구청장실 응접실이 국정원 정보관과 통화한 인물이 확인되는 대로 관련자를 불러 통화 경위와 내용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서초구청을 조사하고 있는 건 맞지만 수사 진행상 구체적인 부분들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이 넘도록 사건의 실마리를 좀처럼 풀지 못한 채 정기 인사로 수사팀이 교체되자 앞으로 수사의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장영수(47·사법연수원 24기) 부장과 주임검사인 오현철(46·29기) 부부장은 각각 광주지검, 홍성지청으로 발령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