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범(凡)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참석한 경제 수장들은 금융권에 경기 회복의 불씨 역할을 해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긴 하나,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금융산업 없이는 국내외 위험 하에 경기 회복세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인식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서민과 중산층의 살림살이가 여전히 팍팍하고, 올해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시작으로 세계경제와 금융환경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올 한해 정부정책이 성과를 내고 어렵게 살려낸 경기회복의 불씨가 더 오래, 더 멀리, 더 강하게 퍼져 나가려면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해 잠재 수준의 국내총생산(GDP)를 달성하려면 금융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실물경제로 돈이 제대로 흘러가도록 자금 공급 패러다임을 바꾸고 금융중개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 부총리는 "자금 공급이 담보·보증부 대출에서 투자위험 분담 방식으로 바꾸되, 대기업과 우량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과 창업·기술 벤처기업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도 "금융기관 본연의 임무인 금융중개기능을 활성화해 경기회복 과정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한정된 금융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한계기업의 구조조정 추진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총재는 최근 명칭을 바꾼 금융중개지원대출(총액한도대출)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금융 부문의 기업지원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적절한 실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기술평가시스템 구축 등 다각적인 정책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경제 수장들은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와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 등 대외환경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현 부총리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의 시작은 선진국 통화정책의 대전환이자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신호"라면서 "다가오는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물론 판 전체를 내려다봐 중장기적 변화 흐름도 남보다 먼저 읽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 상황에서 금융기관은 내부의 취약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상시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