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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효성 비리' 조석래 회장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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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효성 비리' 조석래 회장 소환
  • 박준호 홍세희 기자
  • 승인 2013.12.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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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 및 횡령·배임, 비자금 의혹 등 집중 추궁

조 회장 "성실히 조사받겠다"

탈세 및 횡령·배임, 비자금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조석래(78) 효성그룹 회장이 10일 검찰에 전격 소환됐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9시44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해 '법인세 탈루 의혹과 양도소득세 탈루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 받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조 회장은 검은색 정장과 코트 차림으로 출두했으며 포토라인에서 잠시 사진촬영에 응했다. 인터뷰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하다 그룹 관계자의 부축을 받으며 느린 걸음으로 힘겹게 조사실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이날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한 조 회장을 상대로 역외탈세, 계열사 자금 횡령 및 배임, 비자금 조성, 국외재산도피, 위장계열사 내부 거래 의혹 등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이 그룹 경영 책임을 총괄하는 총수로서 자금 관리·집행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사전·사후 보고를 받았거나 묵인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효성그룹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해외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자 10여년에 걸쳐 계열사의 매출이나 이익 규모를 축소 처리하는 등 1조원대 분식회계로 수천억원 상당의 법인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1990년대부터 주식을 타인 명의로 보유하는 등 1000억원대 차명재산을 관리하고 양도세를 탈루하고, 그룹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에 오너 일가에 대한 불법 대출을 지시한 의혹도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이 해외 페이퍼컴퍼니나 특수목적법인, 홍콩·싱가포르 등 현지 법인을 동원해 국내 금융권에서 수천만달러를 차입해 횡령하거나 역외 탈세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법인과 페이퍼컴퍼니에서 불법 외환거래나 국외재산은닉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회장이 본인 주식을 임직원 명의로 보유하거나 임원에게 지급한 상여금의 일부를 되돌려 받는 등 차명계좌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 증식·세탁했을 개연성도 적지 않다.

효성그룹은 1996년 효성물산의 싱가포르 현지법인인 '효성 싱가포르' 명의로 외국계 은행에서 수백억원을 대출받고 임직원 명의의 페이퍼컴퍼니를 홍콩에 설립, 외국인 투자자로 가장해 국내 주식을 매매한 의혹이 짙다.

특히 조 회장 일가에서 효성캐피탈을 '사금고'처럼 이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효성캐피탈은 2004년부터 올해까지 조 회장의 세 아들에게 모두 4152억원을 대출해주는 등 오너 일가와 임원, 계열사 등에 모두 1조2341억원을 대출해 준 사실이 밝혀졌다. 장남 조현준(45) 사장에게 가장 많은 1766억원을 대출해준 것을 비롯, 차남 조현문(44) 전 부사장과 삼남 조현상(42) 부사장에게 각각 1394억여원, 990억여원을 대출해줬다.

총수 일가의 재산관리에 깊이 관여한 효성그룹의 고모 상무와 최모 상무도 효성캐피탈에서 714억여원을 대출받았으며 대출금이 조 회장 일가의 금융계좌로 유입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조 회장 일가가 차명대출을 통해 회사 측에 거액의 손실을 끼쳤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출내역과 자금 흐름, 사용처를 집중 분석했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조 회장을 상대로 강도높게 조사한 뒤 건강상태를 고려해 일단 귀가시킬 계획이다.

검찰은 조 회장과 장·차남, 다른 임원들의 진술내용, 증거자료 등을 비교 검토한 뒤 조 회장에 대한 재소환 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검찰이 그룹 총수인 조 회장을 소환한 만큼 이번달 내에 효성그룹에 대한 수사를 매듭짓고 조 회장을 비롯한 관련 임직원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일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9월말 조 회장과 이상운(61) 부회장 등 경영진을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달 초 조현문 전 부사장(미국변호사)에 이어 27일 이 부회장, 28~29일 조현준 사장을 잇따라 소환 조사했다.

조 회장은 고혈압과 심장 부정맥 증상 악화로 지난 10월30일 서울대병원 일반특실에 입원해 보름 만에 퇴원했으나, 지난 5일 부정맥 증세로 서울대병원 암병동 특실에 다시 입원했다. 조 회장은 병세가 호전돼 검찰 소환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2009년 4월 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한차례 소환된 바 있으나 일부 경영진만 기소된 채 본인은 사법처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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