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글로벌 여성 관련 이슈를 책임지는 캐서린 러셀 세계여성문제 전담대사가 5일 오전 11시 숙명여대를 방문해 '여성 권리 신장과 차별철폐'를 주제로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에 맞춰 한국을 찾은 러셀 대사는 첫 일정으로 숙명여대를 찾아 학생들과 글로벌 여성 이슈에 관한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특히 유엔이 정한 세계여성폭력추방 주간(11월 25일~12월 10일)을 맞아 여성에 대한 폭력 및 차별 철폐와 여권(女權)신장에 관련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러셀 대사는 직장과 가정에 존재하는 여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본인이 가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당히 요구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나도 두 명의 아이를 가진 여성으로서 그것이 얼마나 힘든지 안다"며 "그러나 난관이 닥쳐도 포기하지 않고 의지와 열망을 갖는다면 의미있는 커리어를 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셀 대사는 또한 자신의 경험을 들어 "미국에도 금발이 똑똑하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다"며 여성을 둘러싼 편견과 차별적인 시선의 존재를 지적하면서 "원하는 것을 확실히 알고 최선을 다한다면 자신처럼 목표로 하는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경제적으로도 여성인력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며 출산 후에도 여성이 경제적 참여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워킹맘을 배려하고 지원하는 사회기관의 확충과 시스템의 정비를 강조했다.

케냐에서 온 유학생이 아프리카에서 여성조혼풍습과 할례풍습을 법으로 금지했음에도 여전히 존재함을 지적하자 그는 "관련 법을 만드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제 이행 의지"라며 "이를 위해선 지역사회의 당사자들에게 이것이 얼마나 여성에게 잔인하고 끔찍한 행위인지 알리고 설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러셀 대사를 비롯해 레슬리 바셋 주한 미국 부대사, 미셸 아웃러 주한미대사관 외교관,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 박천일 대외협력처장, 최한나 성평등연구소장, 조삼섭 다문화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이성숙 국립여성박물관 관장, 박동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부회장,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 등도 함께 했다.
미국 여성특임대사는 오바마 1기 행정부 시절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주도로 국무부 내에 설치됐다. 미국 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 여성들이 당면한 성차별이나 폭력과 같은 이슈에 대해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여성의 권리신장을 위한 제반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러셀 대사는 조 바이든 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박사의 비서실장 및 대통령 보좌관을 역임하며 군장병 가족과 고등교육 문제를 중점으로 다뤘다. 백악관 재직 시 전세계적인 성적 폭력 대처와 예방을 위해 미 정부의 전략 개발을 조율하는 역할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