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취업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한 일부 구직자들의 자살이나 각종 범죄가 잇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L고시텔에 사는 A씨는 안전장치인 화재 스프링클러를 의도적으로 망가뜨려 고시원 전체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A씨는 스프링클러 전문가가 의도적 범행의 증거를 대며 추궁하자 다음날 고시텔에서 나갔다.
L고시텔 원장에 따르면 A씨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돼 구직을 하던 중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평소 새벽 3~4시에도 시설에 대한 불만 전화와 문자를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옆방에 살던 이모(30)씨는 "나쁜 마음을 먹고 화재라도 냈다면 새벽이라 인명피해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생각만 하면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12일부터 19일까지 구직자 661명을 대상으로 '구직활동으로 인한 화병 앓은 경험’을 조사한 결과 66%가 화병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95.9%는 화병으로 인한 질병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이 53.8%로 가장 많았으며 수면장애(43.3%), 만성피로감(46.2%), 소화불량(45.5%), 두통(43.3%) 등 순으로 나타나 구직자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의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이나 범죄에 대해 이제는 사회 전체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중요하다며 해소가 어려운 경우에는 병원이나 전문가 등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