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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강사 '100명' 대규모 감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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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강사 '100명' 대규모 감축 추진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3.11.24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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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지원금 인증 '정규교원 50%' 기준 맞추려 학생들 '불만'…학교측 "불가피한 선택이다" 논란

서울시립대가 2014학년도 1학기부터 시간강사 수를 대폭 줄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은 분반이 줄어 20명 정도로 진행되던 '소수업'이 50명 이상의 '대수업'으로 전환되는 등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반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24일 서울시립대에 따르면 학교측은 2014학년도 1학기부터 교양과목 총 수업시간을 600시간 정도 줄일 계획이다. 이대로 조정될 경우 200분반, 강사 100명가량이 줄어들게 된다고 시립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시간강사 수 축소의 가장 큰 이유는 지원금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교육역량강화지원사업으로 매년 15억원을 지원해왔다. 그런데 대교협은 2014학년도부터 이 사업을 장기지원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전임교원 강의 비율 50%'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시립대로서는 지난 2010년부터 교육부가 매년 30억원씩 지원해오던 교양선진화 사업인 'ACE 사업'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끝나는 가운데 대교협의 교육역량강화지원사업까지 중단될 경우 당장 내년부터 교육 사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

서울시가 '반값 등록금' 부족분을 지원해주긴 하지만 교육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된 기성회계가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립대는 어떻게든 지원금 축소를 막아야만 하는 입장이다.

결국 교육의 질을 높여보자는 취지로 내건 '전임교원 강의 비율 50% 이상' 조건을 맞추기 위해 시립대는 전임교원을 채용하는 대신 시간강사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현재 시립대의 전임교원 강의 비율은 39.5%다. 당장 남은 3개월여 동안 이 비율을 10.5%p를 더 늘려야 한다. 하지만 대교협의 지침에 따라 과목수는 줄일 수 없다.

시립대는 전체 학점 수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분반'을 줄이기로 한 것이다. 한 교실에 더 많은 학생을 몰아넣어서라도 전임교원 강의 비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시립대의 계산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학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입학한 이모(20) 학생은 "올해 2학기부터 일부 과목에서 분반 수가 줄어 계절학기로 대체하는 일까지 있었다"며 "시간강사가 강의하던 일부 전공과목도 분반이 줄어 타과 전공수업을 듣는 친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실제 이번 사태와 관계없는 '반값 등록금'을 놓고 격론이 벌어지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라며 "서울시가 시립대를 너무 홀대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최근 5년간 교양과목 강좌 수 추이를 보면 2009년 1116개에서 2010년 1126개, 2011년 1139개, 2012년 1183개로 매년 꾸준히 상승하다가 2013학년도에 1089개로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시립대 측은 반값 등록금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해명했다.

시립대 관계자는 "전임교원을 더 채용하고 싶어도 시립대가 서울시 산하 기관이다보니 공무원 총액 임금제에 걸려 맘대로 할 수가 없다"며 "이러한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정부가 일괄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시간강사를 줄이는 방법을 택하게 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 반에 수업을 듣는 학생 수가 늘어나 교육의 질이 후퇴할 수밖에 없긴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규모 수업이 필요한 과목은 분반 통폐합에서 최대한 배려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어떤 전공을 공부하든 사회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교양과목에서 '창의성'과 '공공성'을 키우고 거기에 전공이라는 무기를 갖고 졸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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