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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극 대부 아라발, 복합 피지컬 '게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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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극 대부 아라발, 복합 피지컬 '게르니까'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1.12.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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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부조리극의 대부'로 통하는 극작가 겸 소설가, 영화감독인 페르난도 아라발(79)의 '게르니까'가 한국 무대에 오른다.

스페인 내전이 한창이던 1937년 4월26일 스페인 게르니카 폭격 사건이 소재다. 당시 나치군은 스페인 반란군을 돕는다는 명분을 앞세워 새로 개발한 폭탄의 성능을 실험하기 위해 게르니카 마을을 공중 폭격했다.

폭격은 세 시간 동안 계속됐고 5만여발의 폭탄이 마을로 떨어졌다. 1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고, 대부분의 건물들이 흙먼지와 잿더미로 변했다. 스페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게르니카'로 참상을 고발하기도 했다.

아라발이 1961년에 발표한 '게르니까' 역시 이 사건이 배경이다. 순수와 잔혹, 분노와 무력이 뒤엉킨 거대한 공황에 처한 인간의 모습을 코믹하고 유쾌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오페라의 음악성과 신화적 장엄함을 수용한 음악극적 요소를 도입했다. 독특한 움직임, 절규에 가까운 소리, 대형 오브제를 스크린으로 이용하는 다큐멘터리 영상 등을 활용한 '복합 피지컬 연극'을 표방한다.

아라발은 "우리의 고된 삶을 이어가는 힘은 망각과 사랑이다. 연극은 죽음 앞에서도 끝까지 사랑을 지켜가는 낙천적인 바보들을 그렸다"며 "전쟁이 아닌 평화 시에도 권력자들의 욕심은 우리의 생존력을 실험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지 않길 바라면서 우리의 목숨을 빼앗지만 우리를 사랑하지 않게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게르니까'는 11~16일 서울 논현동 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이상희, 안꽃님, 이영호, 최유진 등이 출연한다. 2만~3만원. 극단 초인 02-929-6417

한편, 1932년 내전 중 스페인에서 태어난 아라발은 1955년 연극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 파리로 이주했다. 1959년 전쟁의 공포와 가족의 즐거운 소풍을 대비시킨 반전적 내용의 풍자물 '전쟁터 속의 소풍'을 통해 주목 받았다. 희곡작업뿐만 아니라 소설, 영화 시나리오, 논픽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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