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가 강탈한 조선왕실 의궤 등 조선의 책 1200권이 6일 귀국했다.
6일 오후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대한항공 702·704편에 나뉘어 실려 오후 3시20분, 4시35분께 인천 공항으로 들어왔다. 14개 나무박스에 봉함된 채 컨테이너 4대에 담겨 도착했다. 조선왕실 의궤 81종 167책, 이토 히로부미 반출도서 66종 938책, 증보문헌비고 2종 99책, 대전회통 1종 1책이다.
화물터미널을 거쳐 나온 책들은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 취타대 등으로 이뤄진 행렬단의 영접을 받았다.
박석환(56) 외교통상부 제1차관과 무토 마사토시(63) 주한일본대사가 인수인계를 확인하는 구상서를 주고 받았다. 문화재 전문수송차량(무진동)에 실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임시 소장처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관됐다.

국립고궁박물관 정종수 관장은 "오늘 6시께 항온, 항습시설을 갖춘 수장고에 입고한 뒤 7일 봉함된 상자를 뜯어 수납장에 보관하게 된다"면서 "도서를 돌려받는 것은 한 마디로 사필귀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제자리로 올 것이 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한일강제병합 100년 담화에서 당시 간 나오토(65) 일본 총리가 반환을 발표한 지 약 1년4개월 만이다. 6월10일 발효된 한일도서협정에 따른 것이다. 협정은 일본정부가 협정발효 후 6개월 내에 일본 궁내청이 소장한 조선왕실의궤 등 150종 1205권을 한국 정부에 반환토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10월 노다 요시히코(54) 일본 총리가 반환대상 도서 1205권 중 먼저 5권을 갖고 한국을 방문했다. 대례의궤 1권, 왕세자가례도감의궤 2권, 정묘어제 2권이다.

81종 167권인 조선왕실의궤는 조선 왕실이나 국가의 주요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책이다.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토 히로부미 반출도서 66종 938권은 1906년부터 1909년 사이 이토가 가져간 77종 1028권 중 1965년 한일협정에 따라 반환된 11종 90권을 제외한 나머지다. 이 가운데 5종 107책은 국내에 없는 유일본이다.
증보문헌비고에는 상고 때부터 한말에 이르기까지 문물제도가 망라돼 있다. 대전회통은 1865년 편찬된 조선시대 마지막 법전으로 조선 법령의 종합판이다.

문화재청은 환수 고유제를 13일 오전 11시 종묘 정전에서 올릴 예정이다. 돌려받은 도서는 27일부터 2012년 2월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 특별 전시될 계획이다. 오대산 사고와 월정사에서 국민 환영행사를 개최하는 방안도 강원도,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와 협의 중이다.
영구 소장처는 미정이다. 문화재청 국외문화재팀은 "전시가 끝나기 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소장처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