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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노년층, 여전히 부정적으로 그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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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노년층, 여전히 부정적으로 그려져
  • 엄정애 기자
  • 승인 2013.10.0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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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학생들이 보는 교과서에선 여전히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삼성은퇴연구소가 현재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사회, 도덕, 기술·가정, 체육 등 69권의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151건 중 55건(36.4%)은 노인을 '돌봄·부양의 대상'으로 그렸다.

반면 노년층의 이미지에 대해 '가족과 사회에 기여 한다'는 표현을 기술한 건수는 9건(5.9%)에 불과했다.

노인은 대체적으로 약하고 외로운 존재, 그래서 가족이나 사회 등의 보살핌과 부양이 필요한 대상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설규주 서울교육대학교 사회교육학과 교수는 "본문 텍스트뿐 아니라 삽화, 사진, 자료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노인이 등장하는 맥락은 학생들로 하여금 노인이나 고령화 등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사회 구성원과 갈등을 일으키거나 사회에 부담을 주는 존재 등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와 노인복지에 대해 언급된 167건 중 31건(18.6%)은 '고령화의 문제점'에 대해 말했고, '고령화의 효과'에 대한 언급은 8건(4.7%)에 그쳤다.

실제로 '고령화(에 대한) 해결 방법을 탐구 (2009 초등 사회과 교육과정)', '고령화현상의 원인, 문제점, 대책을 조사 (2009 중학교 사회과 교육과정)' 등과 같이 기본적으로 고령화를 문제시하고 극복과 해결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다.

설 교수는 "고령화가 국가 사회적으로 위협적 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과정에서 고령화의 부정적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고령화에 대한 다양하고 새로운 대응 방안을 제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100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선 교육과정부터 이를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우리 사회에서 개개인의 생애 주기에 대한 인식은 실제 고령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채 '80세 시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라며 "이러한 인식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생애 전반기인 초중등 학령기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100세 시대를 조망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자신의 생애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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