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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추석풍속도… '차례 안지내고 가족-친지 만나는 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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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추석풍속도… '차례 안지내고 가족-친지 만나는 날로'
  • 엄정애 기자
  • 승인 2013.09.18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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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귀성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차례를 지내지 않더라도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찾아뵙는 사람들은 많기 때문이다.

추석 등 명절의 의미가 차례를 지내는 전통보다 가족단위로 친목을 도모하거나, 얼굴을 보는 날로 변하는 추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구는 30%에 달한다는 집계도 있다.

부산이 고향인 직장인 김모(42)씨는 차례를 지낼 생각이 없다. 다만 고향으로 가서 부모님께 인사는 드릴 생각이다. 서울에서 떨어져 산지도 10년 이상 됐는데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리는 중이었다. 김씨는 가족들이 명절이라도 반드시 찾아뵙고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김씨는 "차례를 지내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차례를 안 지내더라도 형제들이 부모님은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최모(30)씨도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구에 속한다. 최씨의 부모님은 경기 남양주시에 거주하고 있다. 최씨의 집은 차례를 지내는 것 자체가 매우 고되다는 인식에 수년 전부터 차례를 지내지 않고 있다. 차례음식 장만 등을 하면서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는 과정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최씨의 가족은 대신 추석 등 명절이 되면 온 가족이 모이는 자리를 갖고 식사를 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차례 등의 '형식'을 가볍게 여기는 인식이 일반화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굳이 차례라는 거추장스러운 형식을 갖추지 않더라도 부모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면서 정을 나누면 된다는 '탈형식'이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또 제례를 숭상하는 유교 문화가 쇠퇴한 것도 원인이다. 전통적으로 '조상님'을 모시는 차례를 지내지 않는 것이 대단한 불효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선택사항 중 하나다.

건국대 인문학연구원 김상엽 교수는 "귀성 자체가 오래된 전통이 아니다"라며 "추석 때 다 모이고 귀성을 하는 풍습은 근대화 이후에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차례가 줄어드는 이유는 번거로운 것은 빼고 기본적인 것만 하려는 세태"라며 "잘못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10년~20년 후면 이런 흐름도 없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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