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10월부터 택시기본요금을 2900~31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작 택시기사들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회사에 매일 내야하는 사납금도 인상되면서 오히려 부담이 늘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서울에서 운행 중인 택시기사 최모(53)씨는 "택시기사들한테는 아무런 도움도 안되는 정책"이라며 "개인택시기사들은 이득을 볼지도 모르겠지만 사업장에 속해 있는 기사들은 더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월급 30만원 오르고 사납금 또한 오르면 우리가 오히려 더 손해"라고 강조했다.
한모(46)씨도 "오늘 동료기사들과 계속 이 얘기만 했다"며 "택시기사 임금이 오르면서 사납금도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있더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한씨는 "택시기사들이 이기적이어서 요금 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업주만 좋은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모(60)씨도 "2400원에서 3100원으로 기본요금이 오른다고 하면 기사들에게 떨어지는 것은 삼분의 일도 안 된다"며 "임금이 오른다는 것도 우리들에게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주모(57)씨는 "이번 요금 인상은 개인택시 마음 잡으려고 나온 것 같은데 법인 택시 기사들은 다 죽으란 얘기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개인택시 운전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올라야 할 요금이 이제야 올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가스값 등 유지비가 수년간 올랐는데 그동안 반영이 안됐었다는 주장이다.
개인택시 운전자 김모(70)씨는 "8년 동안 택시 기본료를 500원 올려 줬는데 이제 와서 많아봐야 700원 올려주는 건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다"라며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조금 오른 값이 싫은 고객들은 택시를 탈 자격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개인택시 운전기사 조모(59)씨도 "당연히 올라야 할 게 오른 것"이라며 "서민들에게는 부담이겠지만 가스값을 포함해서 다른 모든 물가가 오르는 동안 택시비만 동결됐다"고 말했다.
박모씨는 "내려달라는 가스비는 안 내려주고 지원도 안해주면서 택시 요금만 오르면 뭐하냐"며 "결국 그 돈 다 서민들 주머니 터는 거 아니냐 승객이나 택시기사나 서민들 죽이는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