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노사발전재단의 임금직무체계개선 컨설팅을 받은 E사.
서울에서 광고·출판업을 하는 이 회사는 임금체계개선 컨설팅을 통해 기본급 외에 급식비, 교통비 등의 각종 수당을 부가급으로 묶고 고정상여금 대신 성과상여금이란 항목을 신설해 임금체계를 단순화 했다.
정숙희 노사발전재단 컨설팅1팀 컨설턴트는 "현재 임금체계는 기본급에 수당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꼴인데, 이들을 기본급에 산입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서는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임금을 주는 연공서열형(연공형) 임금체계에 한계를 느껴 고정상여금이 아닌 성과를 연동한 상여금으로 연봉제의 개념을 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공덕동 연구소에서 개최한 102차 노동포럼에서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한국의 임금체계와 대안적 임금의제'를 발표하며 "현재의 호봉제에서 벗어나 직종별로 직업을 수행하는 능력에 따라 임금에 차등을 주는 직종별 직능급이 대안"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노동운동의 '호봉제 유지' 등의 정책 속에서 실제 임금체계는 지속적으로 나빠져왔다"며 "과거 1990년대의 노동운동 반대로 도입이 좌절된 '능력주의'의 개념을 도입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능등급 평가도 객관적 숙련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능력이나 직능이 반드시 사용자의 주관적 평가에 의해 매겨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임금제도개선위원회 위원인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호봉제는 노동의 질과 양의 측면과 직접성 관련성이 없어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임금체계를 기본급+성과급으로 단순화하고 현재 성과급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한 채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을 변동 상여금으로 바꾸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능급의 경우 직무를 수행하는 능력의 가치를 임금에 반영하는 것이지만 오래 일할 수록 숙련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연봉제와 연공형 제도의 혼합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