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무 LG 회장은 최근 천안에 위치한 LG전자 협력회사 미래코리아를 방문해 한동권 사장 등 임직원과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이렇게 말했다.
미래코리아는 TV용 프레임을 생산하는 회사로 2012년 LG전자가 베젤(테두리)이 제로에 가까운 '시네마 스크린' 디자인의 TV 런칭을 앞두고 협력회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당시 미래코리아의 기술력과 생산 설비로는 초슬림 베젤의 TV 프레임을 양산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LG전자는 미래코리아와 2011년 9월부터 약 1년 반에 걸쳐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구축에 협력했다.
특히 LG전자 생산기술원을 통한 신공법∙신기술 개발협력에 주력했다. 다른 기술은 미래코리아의 역량으로 구현이 가능했지만, TV 프레임의 모서리 부분에 주름이 보이지 않도록 금속을 접는 성형기술과 알루미늄 소재에 거울과 같은 고광택을 구현하는 절삭기술은 LG전자의 기술지원이 필요했던 것.
이 같은 기술협력을 통해 미래코리아는 초슬림 베젤 TV 프레임 양산에 성공하며 알루미늄 가공전문회사로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미래코리아에 동반성장펀드 등 설비자금지원을 통해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미래코리아는 인당 생산성을 2배 이상 향상하고, 공정불량률을 3% 가량 줄일 수 있었다.
◇LG디스플레이, 협력회사와 기술 공유
LG디스플레이의 협력회사인 탑엔지니어링(사장 류도현)은 LCD 기판 유리를 절단하는 글래스 커팅 시스템(GCS)을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공로로 특허청으로부터 지난해 5월 제 47회 '발명의 날'을 맞아 은탑산업훈장도 받았다.
탑엔지니어링은 LG디스플레이의 LCD 및 OLED 패널 생산공정의 핵심장비를 생산하는 회사로 지난 1993년 창업해 20년간 LG디스플레이와 협력하고 있다.
우수협력사인 탑엔지니어링이 GCS 개발에 나서자 LG디스플레이도 다양한 지원에 나섰다. 기술 협력 및 노하우 전수는 물론이고 자금결재 시 우대혜택을 주는 등 안심하고 장비개발 및 납품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탑엔지니어링과 LG디스플레이 엔지니어들이 GSC 장비 국산화를 위한 프로젝트팀을 꾸려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장비 검증 작업을 함께 하기도 했다.
국산화에 성공한 GSC 장비는 LG디스플레이의 파주공장 대부분의 생산라인에 적용됐으며, 증설중인 라인에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10년에는 LG디스플레이와 협력회사 넥스트아이가 함께 노트북 및 모니터 LCD 패널의 광원 역할을 하는 부품인 백라이트 유닛(BLU) 검사장비를 업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구본무 회장 "협력회사와 갑을관계 없다" 평소 지론
LG의 동반성장은 단순히 중소기업 지원을 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미래 성장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강한 정도경영 실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구 회장은 평소 "LG에는 협력회사와 갑을 관계가 없다, "LG가 협력회사들이 가장 신뢰하고 거래하고 싶은 기업이 되도록 노력해라", "LG는 기술 및 교육 지원 등을 통해 협력회사가 튼튼한 사업파트너가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정도경영과 사회전체를 생각하는 윤리경영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며 "협력회사는 성장의 동반자임을 잊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사회를 돌아보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도 적극 동참하자"고 말했다.
최근 열린 5월 임원세미나에서는 각 사 CEO와 임원 300여명에게 "협력회사와 제대로 힘을 모으고 있는지 챙길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LG는 구 회장의 의지를 반영, 각 계열사별 중소기업과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동반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발표한 ▲R&D지원 ▲장비 및 부품 국산화 ▲사업지원 ▲금융지원 ▲협력회사 소통 강화 등 'LG 동반성장 5대 전략과제'가 큰 틀이다.
특히 올해 시스템통합(SI)·광고·건설 등 3개 분야에서 연간 4000억원 규모의 계열사간 거래를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거나 경쟁입찰로 전환하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그동안 이들 3개 분야 계열사간 거래 물량에 대해 중소기업이 경쟁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실천해 왔다"면서 "이번에 그 대상 규모를 확대해 구체적으로 실행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