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08-17 13:34 (일)
금융권 관치 논란에 보험업계 인사 '마비'
상태바
금융권 관치 논란에 보험업계 인사 '마비'
  • 엄정애 기자
  • 승인 2013.08.18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금융권 수장들의 관치(官治)인사 논란이 일면서 보험업계 CEO들의 교체작업이 마비상태에 빠졌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지난달 29일 강영구 전 원장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지 20여일 지난 지금도 권흥구 부원장이 직무대행 직을 맡고 있다.

아직 후임 원장 선출을 추천위원회 구성도 이뤄지지 않아 새로운 원장의 취임시기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손해보험사의 대표 격인 손해보험협회장의 자리도 공석이 될 처지에 놓였다.

문재우 손보협회장은 오는 26일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아직 후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관례대로라면 임기 만료 2~3주 전부터 회장추천위원회가 구성돼 후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다.

하지만 손보협회의 규정에는 회장 부재상황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어 혼란이 예상된다.

보험업계 수장들의 인사가 멈춘 이유는 최근 금융사와 금융유관기관의 요직을 일명 '모피아'라고 불리는 관료 출신이 독차지하는 것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등 재정경제부 출신들이 금융기관에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노조와 정계 등 각계각층의 원성을 듣고 있다.

이러한 상황 탓에 전통적으로 재무부 출신 관료나 금융감독원 출신 인물이 선출됐던 손보협회장과 보험개발원장의 인사도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청와대의 인사정책이 보험업계를 포함한 금융권 전체 인사에 영향을 미치면서 제대로 진행되는 일이 없다"며 "정부 인사 정책 때문에 민간기업 업무가 지장을 받는 게 맞는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수장 인사의 지체로 인한 각 단체의 건트롤타워 부재가 보험소비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사가 개발하는 상품의 요율이 적정한 지 검증하는 기관으로, 지난달 일부 보험사가 요율을 조작해 보험료를 올리거나 낮춘 일이 적발되면서 업무의 전문성이 의심 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험개발원의 업무를 총괄하는 원장의 부재는 조직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태풍 등 자연재해가 몰려오는 계절을 앞뒀다는 점도 부담이다. 손보사들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에 이를 조율하는 협회장이 없을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보험소비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도록 해야한다"며 "당국도 이같은 상황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