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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코로나19 맹목적 낙인, 도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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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코로나19 맹목적 낙인, 도움 안돼”
  • 박경순 기자
  • 승인 2020.03.11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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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비난 등 섞여 특정 지역 거론되기도
“증상 숨기는 원인 될 수 있어” 우려
▲ 일시적 폐쇄된 신천지 교회 시설.
▲ 일시적 폐쇄된 신천지 교회 시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배경에 대한 갑론을박이 상당하다. 

1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과 관련한 정보를 접한 시민 상당수는 신규 환자가 ‘신천지 교인’일 가능성을 의심한다고 전했다. 확산 촉매로 지목된 신천지와의 연관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온라인 등에서는 새로운 확진 판정 소식이 있으면 “신천지는 암적 존재”, “신천지가 또”, “신천지가 문제”, “신천지 아니냐”는 등의 추측과 함께 조롱 또는 비난조의 주장이 이어지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한다.

일부 시민들이 신규 확진자를 신천지 교인으로 의심하는 배경에는 이 단체가 세간에서 코로나19 전국 확산의 촉매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신천지 측 집단 행사와 이후 활동 과정에서 국내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까닭에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관련성을 연상하게 된다는 해석이 있는 것이다.

이 집단의 밀행적 조직 운영 또한 신규 확진자가 신천지 교인으로 의심받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신천지 교인들은 정체를 숨기고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 새로 판정받는 사람 역시 교인일 개연성을 추측하게 된다는 관점이다.

신천지 연관성과 함께 대구, 경북 등 특정 지역을 거론하는 경우도 있다. 대상자가 해당 지역 거주자가 아니더라도 지역 차별적이거나 비하성으로 해석되는 표현들이 오르내린다고 한다.

대구·경북 지역 관련해서는 이들 지역의 집단적 전파 현상이 부각됐다는 점과 현재까지 확진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는 점 등을 토대로 발병 개연성이 오르내리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반면 확진자가 곧바로 신천지 교인으로 의심받거나, 특정 지역과 연관해 이들을 배척하는 방향의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이미 신천지 교인이 아닌 확진 사례가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다가, 다른 지역 확진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외려 감염과 전파를 지하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식의 관측도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확진자는 신천지 교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나 ‘대구 출신은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는 등의 인식이 스스로 증세를 의심하는 시민들의 진단 활동을 제약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사회학과 교수는 “신천지 책임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경향이 없지 않아 보인다”며 “살인죄 고발 등을 보면 불안해 하는 여론에 부응하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낙인과 혐오를 조장하는 기제가 되고도 있는 것”이라고 봤다.

다른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생긴 집단적 분노가 희생할 집단을 찾는 현상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다”며 “오히려 환자들이 증상을 숨기는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는 모습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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