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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현대건설의 용병없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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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현대건설의 용병없이 사는 법
  • 권혁진 기자
  • 승인 2011.12.0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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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에서 외국인 선수가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의 힘 차이가 뚜렷한 여자부에서는 더욱 그렇다.

현대건설은 여자부 6개팀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가 없다. 그래도 1일 현재 5승3패(승점 14)로 2위다.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케니 대신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프로 경력을 갖춘 리빙스턴을 영입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리빙스턴의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2라운드를 채 끝내기도 전에 계약을 해지했다. 높이가 확연히 낮아진다는 점을 알면서도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외국인 선수의 이탈은 오히려 득이 됐다. 최근 2년 간 위력을 떨쳤던 빠른 공격이 살아났다. 지난 30일 IBK기업은행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것이 좋은 예다.

당시 현대건설은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3세트 경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윤혜숙과 황연주가 13점씩을 올렸고 센터 김수지와 양효진도 11점으로 중앙을 튼튼히 지켰다. 박슬기도 9점으로 제 몫을 했다. 알레시아(19점) 혼자서 고군분투한 IBK기업은행과는 무척이나 대조적이었다.

이는 세터 염혜선의 노련미 넘치는 토스와 맞물린다. 염혜선은 외국인 선수의 공백을 역으로 이용했다.

라이트 황연주를 주 공격 루트로 사용하면서 윤혜숙, 양효진 등 레프트와 센터 라인을 공격에 적극적으로 끌어 들였다. 다양해진 패턴 플레이에 흔들린 IBK기업은행은 총 6개의 블로킹을 잡는데 그쳤다.

황현주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있으면 공격과 블로킹, 높이는 좋지만 우리끼리 버티는 것도 수비적인 배구를 할 수 있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혜선이와 남자 경기를 보면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저 상황이면 어떻게 운영을 하겠느냐'는 것들이다"며 "상황에 맞춰 공을 줄 수 있다는 점이 혜선이가 지난해보다 좋아진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도 잘 나가고 있지만 뽑을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건설 특유의 빠른 팀플레이와 기존 선수들의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맞춤형 외국인 선수를 물색 중이다.

황 감독은 "(외국인 선수 없이 하는 것은)고민을 좀 해봐야 한다"라면서도 "나중에 플레이오프나 챔프전에 갔을 때는 불리할 것 같다. 단기전에서는 아무래도 한 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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