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백화점과 분양홍보관 등에 대한 관리·감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설 연휴 기간 직전 중국 우한지역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확진 환자 발생과 관련한 시의 조치를 실시간으로 온라인상에 게시하며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처럼 발 빠른 대처와 대시민 홍보전략들은 자칫 안이할 수 있는 보건의식을 고취하고 불안감보다는 실질적인 대응에 주력하게 하는 등 호평을 얻고 있다.
하지만 염 시장의 세심한 행보와는 달리 현장 보건의 사각지대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이번 사태의 추이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비판도 따른다.
지난 30일 수원시의 한 주택조합 아파트 분양현장에는 몰려든 조합원들로 인해 홍보관이 북적댔다. 그러나 문제는 이처럼 다수의 방문객의 감염 예방에 대한 업체의 대처였다.
입구나 현장 내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과 관련된 안내문 하나 비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데스크에서 상담하는 상담원 누구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응대하는 모습이 목격되며 우려감이 고조됐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현장 관계자는 "뒤늦게 부랴부랴 열 감지 카메라 등을 준비하는 중이다"라고 말했지만, 이날 하루만도 약 300여명의 방문객이 고스란히 방역 사각지대에 놓인 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처럼 다중이용시설들의 빈틈은 곳곳에서 목격됐다. 대형 백화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A 백화점과 B 백화점 모두 수천 명의 직원에 대한 사전예방조치를 위해 최초 방역 장비의 일환인 열감지기를 각기 단 한 대씩만 갖춰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A 백화점 관계자들은 전 직원들의 출근 시 일렬로 입장을 시키며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했지만 분주한 출근 시간을 고려해 보면 현실적으로 가능할는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B 백화점은 서로 다른 개별 업체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이 다를 수 있어 오전 시간 출근자만 확인하고 있0다는 답변을 내놓아 사실상 형식적인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는 의구심을 주고 있다.
특히 30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이 두 개 이상의 출입구를 통해 출근함에도 열 감지 카메라는 한 대만 비치하고 있어 이러한 의혹을 더욱 강하게 뒷받침했다.
이런 와중에 B 백화점 내 근무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해도 괜찮다"라는 모호한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사실도 드러났다.
문자를 접한 직원은 써도 되고 안 써도 된다는 뉘앙스라며 개인적인 불안감으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주변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근무하고 있어 조금은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이에 대해 백화점 측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보낸 문자는 아니라고 반박하며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문자를 보내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끝을 흘렸다.
그러나 취재진이 접수한 해당 문자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수 있으며 기침 등 호흡기 중 상시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는 보건복지부의 홍보정책과도 엇갈리는 듯한 의미를 내포하는 듯 보였다.
이 밖에도 앞서 방문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분양홍보관이나 두 백화점 모두 직원들에 대한 보건예방 교육 시행과 관련해서는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사유를 들어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고객 응대를 위한 인사나 친절교육은 시행하고 있다고 밝혀 근무자들이나 방문객들의 질병 예방보다 매출이나 아파트분양에 더 열을 올리는 셈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현장을 직접 점검한 수원시 관계자들도 현장 보건의 한계를 인정하며 현행 법제도 한도 내에서 가능한 보건예방 교육이나 추가적인 조치들을 강화할 수 있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31일 현재 국내 확진자가 7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특히 3차 확진자와 접촉한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추가확진자로 인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국민의 불안감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