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 감독님께 너무 죄송하다. 김현중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프로까지 직속 후배였다. 그래서 현중이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고양 오리온스에서 서울 삼성으로 이적하게 된 김승현(33)은 전화를 받자마자 "정신이 없어요. 전화기가 너무 뜨거워요"라며 하소연했다.
그럴만도 했다. 공개 형식을 취하게 된 '천재 가드' 김승현의 트레이드는 농구계 사상 초유의 관심사였다.
3개 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보인 가운데 김승현은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오리온스와 삼성은 2일 오후 김승현과 포워드 김동욱(30)을 주고받는 맞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레이드 발표가 난 직후 김승현은 "몸을 만들어서 열심히 뛰는 것이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리온스와 삼성의 트레이드에 약간의 잡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승현 영입전에 뛰어들었던 창원 LG는 오리온스가 계약서 사인 직전 방향을 틀어 '붕 뜬' 상태가 됐다.
이에 대해 김승현은 "일단 김진 감독님께 너무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승현은 트레이드 대상이었던 김현중(30)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승현은 "(김)현중이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프로까지 직속 후배다. 현중이에게 너무나 미안하다"고 전했다.
오리온스는 삼성과의 트레이드를 발표하면서 "트레이드 협상 과정에서 합의서 조항 중 '트레이드 대상을 정함에 있어서 최대한 선수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것이 있었다. 그 조항에 의거해 선수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김승현은 "심용섭 사장님께 선호 구단으로 삼성을 말씀드렸다. 재활 시스템이 워낙 잘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내가 농구를 몇 살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온 것이지 않나. 선수 생활을 오래하려면 재활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야한다는 생각이었다"고 이유를 전했다.
김승현은 "몸 상태는 계속 좋아지고 있다. 허리는 이제 아프지 않다. 거의 다 나았다고 봐야한다"며 "체력적인 부분, 근력이 떨어져 있었는데 조금만 더 보강하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