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결정적 한방'이 시대가 원하는 정치인상을 담아낸다.
박중구 감독은 1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이 영화가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기에 개봉한다. 하지만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와 가족의 이야기로 영화를 봐줬으면 좋겠다. 전반적으로 국민들은 정치를 마음에 들어하기보다는 조금 바꿨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남의 얘기를 듣고 소통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상적인 정치인의 모습은 유동근(55)이 구현한다. 서민적이고 털털하며 청렴결백하고 강직한 장관 역이다. 공무원 비리척결에 힘쓰고 소외이웃에게 귀를 기울일줄 아는 '이한국 장관'이다. 하지만 집에서는 장성한 아들 '이수현'(김정훈)과의 대화가 어색하기만 한 평범한 아버지다.

박원순(55) 서울시장이 모델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박 감독은 "특정인이라기보다는 좋은 점을 모아 만든 사람이다. 정치가라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와 그분의 소통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이한국'의 아들 '이수현'은 언더그라운드에서 각광받는 실력파 래퍼로 아버지의 사회적 지위와 연결된 평가나 대접을 극도로 싫어한다. 오직 제 실력으로 승부하려는 열혈 청춘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고수하려는 고집과 승부욕은 아버지를 빼닮았다.

가수의 꿈을 품은 만년 연습생으로 예쁜 외모 덕분에 일찍 발탁됐으나 노래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아 5년째 제 자리인 '진아'(김보름)와 엮이는 인물이다. '진아'는 가수 데뷔의 길이 멀어지자 연예기획사의 비리, 스폰서 문제 등에 얽히게 된다. 장자연(1980~2009) 사건을 연상시킨다.
박 감독은 "장자연 사건처럼 보이는 부분은 기획 단계에서는 없었다. 같은 신념으로 민주화운동을 하던 인물 중 한 사람은 초심을 가지고 있고 한 사람은 초심을 잃는다. 그런 부분에 장치적으로 쓰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통은 큰 데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작은 곳에서 시작된다. '이한국' 장관은 큰 소통은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가족 간의 소통을 등한시한다. 자기 자신, 나아가서 가정에서 소통으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면서 대화를 하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유동근은 "일선에 있는 분들이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먼저 인정해주고 격려하면서 동참해주리라고 믿는다. 관객들도 우리 영화를 통해 세상에 이런 인물이 나와 줬으면 하는 바람을, 작은 소자본 영화의 외침을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한다"고 청했다.
'결정적 한방'은 대쪽같은 '이한국'이 뇌물을 수수하는 등 부패한 의원 '근석'(오광록), 보좌관 '하영'(윤진서), 사고뭉치 아들 '수현' 사이에서 벌이는 사건을 그렸다. 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