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연내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7개월만인 지난 5월 0.25%포인트 추가로 낮춰, 현재 연 2.50%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7일 뉴시스가 금융시장 전문가 8명에게 7월 기준금리 향방을 물어본 결과, 모두 '동결'을 예상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 여파로 금융시장에 불안 심리가 퍼져 시장의 관심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으로 올라가고 있긴 하나, 당장 실행에 옮기기는 힘들 것이란 진단이다. 아직은 경기 상황을 좀더 시켜볼 단계라는 것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반응 보이기는 했지만 기준금리를 변동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없다"면서 "금리정책 보다는 토빈세 등을 통한 정부 차원의 안정화 방향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기홍 외환은행 연구원은 "실물경기가 좋아지지 않아 인상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동결을 점쳤다. 또한 정부의 정책 효과에 달렸지만 내수 부진이 쉽게 좋아질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봤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국내 경기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은데다 유동성도 충분하고 5월 금리 인하와 추경 효과가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보여 연내 동결이 유력하다"고 예측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경제상황에 금리 변동을 할 만큼의 큰 변화가 없다"면서도 "글로벌 상황이 긴축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르면 연말쯤 인상을 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특별한 이슈가 없어 연말까지는 금리를 묶어둘 것"이라면서도 "미국 통화정책 방향과 국내 경기흐름을 지켜보면서 내년 2분기에는 금리를 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경제 지표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기준금리 변동을 고민할 상태는 아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를 쉽게 조정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양적완화 축소가 실제로 진행되는 시점에 금리 인상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를 추가로 낮출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지더라도) 가계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정책적으로 충격을 주는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출구전략 대응으로 금리 인상이 언급되겠지만 효과를 본 나라가 지금으로서는 없는데다, 우리 경제와 경기 사이클이 비슷한 유럽과 호주가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7월엔 동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하거나 3분기 산업활동 동향이 좋지 않으면 금리 인하를 검토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0.50%로 동결했다. 영국 중앙은행도 기준 금리를 현행 0.50%로 묶고, 자산매입 규모를 3750억 파운드로 유지키로 했다. 지난 2일 호주중앙은행(RBA)도 연 2.75%로 금리를 동결했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위원도 "대외의 불안 요인과 정책여력 확보 측면에서 이 달 동결이 확실시된다"면서도 "내년 경제성장 기대감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란 예상에 2분기 이후 한 차례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