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강남 구룡마을 개발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해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예산부족 탓에 구룡마을을 일부 환지방식으로 개발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박 시장이 100% 공영개발로 맞서고 있는 자신에 대해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치적으로 문제 삼는다"고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
신 구청장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갑·을 사이의 장벽이 너무 높아 그간 뵈올 수 없었던 점이 안타깝다"고 비꼬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구룡마을과 같이 경관이 수려한 녹지·공원지역을 토지주의 주장대로 대지화 해서 환지를 해 줄 경우, 이 개발이 선례가 되어 서울시의 띠녹지 형태로 잘 보존되어 있는 자연녹지지역과 도시자연공원이 훼손되어 산사태 등 재난이 우려되고, 개발특혜를 노린 투기세력들이 몰려 들어 전국의 녹지와 공원은 훼손되어 보존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룡마을 개발을 100% 수용·사용방식으로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도시개발법시행령 제43조 규정과 같이 지가가 인근의 다른 지역에 비하여 현저히 높거나, 대지로서 효용증진과 공공시설의 정비를 위하여 토지의 교환·분합, 그 밖의 구획변경, 지목 또는 형질의 변경이나 공공시설의 설치·변경이 필요해서 개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구청장은 "구룡마을의 경우 대토지주에 구체적인 불법로비와 악성투기 의혹의 정황이 있어 투기세력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100% 공영개발계획을 확정했는데 시장님이 오셔서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는 상황에서 당초 계획을 어느날 갑자기 바꿔 불법 투기의혹 토지주에게 막대한 개발이익을 안겨주는 환지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토지주와 공권력의 유착 의혹까지 불러 일으켜 국가 공권력의 도덕성과 정당성을 심대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서비리의 악몽을 떨쳐버릴 수 없음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먼저 시장님께서는 수사를 의뢰하시어 토지주의 불법로비와 악성 투기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 주시기 첨언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2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연희 강남구청장에게 왜 이러는지 묻고 싶다. 기본적으로 공영방식으로 개발하는데 100% 수용사용 방식으로 하려면 토지를 다 매입해야 해서 몇 천억이 든다"며 "그럴 예산이 없어 불가피하게 일부 환지방식을 수용한 거다. 100% 수용사용방식으로 하자는 건 사업을 하지 말잔 얘기다. 왜 자꾸 정치적으로 문제 삼나"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