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03 14:56 (금)
서울시 열린 민원실 폭언·몸싸움 사라진 이유는?
상태바
서울시 열린 민원실 폭언·몸싸움 사라진 이유는?
  • 송준길 기자
  • 승인 2013.06.13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기관 민원실은 툭하면 아수라장으로 변하기 십상이다. '막가파식' 민원인과 '무사안일' 담당공무원이 부딪힐 경우에는 멱살잡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하루 평균 300여명의 시민이 찾는다는 서울시청 내 열린 민원실의 사정은 어떨까.

지난해 10월 서울시 신청사 개청과 함께 문을 연 열린 민원실은 여느 공공기관 민원실과 마찬가지로 고성을 내고 생떼를 쓰는 악성 민원인으로 인해 하루 평균 5~7차례 소란이 일어났다. 이때문에 청원경찰이 출동하는 경우도 빈발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열린민원실에서 악성민원은 1건 이하로 줄어들었다. 물론 청원경찰이 출동할 일도 없었다.

이같은 변화는 무엇때문일까.

서울시측은 일단 실내 환경의 변화를 손꼽았다.

열린 민원실은 소통을 강조하는 외부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벽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실내 조경이 전혀 없는 민원실의 다소 차가운 분위기가 민원인들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진단, 이달초 심리조경 전문가에 의뢰해 민원실 내부에 '녹색 디자인'을 적용했다.

산소와 피톤치드 생성, 오염물질 정화, 유해전자파 억제와 냉난방, 습도조절이 가능한 기능성 수목을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연출해 내부 분위기를 활력있게 만들었다.

바뀐 실내 분위기에 따라 민원담당자들의 근무복도 새롭게 바꿨다. 유명 디자이너인 박윤수 (주)수이스타 대표의 디자인 재능기부를 통해 제공된 녹색 근무복은 실내조경과 잘 조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내 인테리어와 근무복이 바뀐 것만으로도 악성민원인이 사라진 게 우리 입장에서도 신기하다"며 "더 낮은 자세로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민원실은 지난 2008년부터 근무시간 중 민원업무를 보기 어려운 직장인 등 시민들을 위해 매주 화요일 오후 9시까지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

간호조무사, 공인중개사, 요양보호사, 안마사 등 각종 자격증의 신규신청과 재발급, 단순 제증명 등은 방문 즉시 처리가 가능하다. 소관부서와 협의가 필요한 각종 인·허가 신청, 고충민원 등은 익일 날짜로 접수하여 처리하고 있다.

김선순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이번 서울시 열린민원실의 환경개선은 빠르고 투명한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민원인의 심리적 안정까지 고민한 결과로, 빠른 민원처리는 물론 정신적 힐링까지 가능한 열린민원실로 거듭날 것"이라며 "서울시의 사례가 앞으로 강성 방문 민원인 해결책을 고민 하고 있는 타 지방자치단체나 민원부서로 확산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