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숨진 변대윤(54·본명 변두섭) 예당 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연예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전남 화순 출신으로 10대 때 혈혈단신 상경한 변 회장은 음악다방 DJ로 일하며 연예 매니저를 시작,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 중 하나인 예당을 이끌며 '미다스의 손'으로 통했다.
1982년 예당기획을 설립한 뒤 1990년 예당음향도 세웠다. 2000년 예당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하고 같은 해 코스닥에 등록했다.
일본에서 '겨울연가' 열풍이 불던 2000년대 초 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 최지우를 매니지먼트하고 OST를 판매하며 큰돈을 벌었다. 이후 역시 최지우가 출연한 '천국의 계단' OST 음반을 발매하고 드라마 콘서트를 벌이며 한류사업을 주도했다.
2000년대 초반 음반산업이 침체에 빠지면서 사업을 다각화했다. 2003년 예당온라인을 통해 게임 사업을 시작했다. 2005년 영화 투자배급사 쇼이스트와 영화제작사 이룸영화사를 자회사로 만들면서 영화 '식객'과 '미인도' 등을 제작 투자했다. 2007년 해외자원 개발회사인 테라리소스를 통해 연예 외적인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간 최성수와 조덕배, 이승철, 이선희, 김흥국,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힙합듀오 '듀스', 이정현, 그룹 '룰라', 조PD, 듀오 '녹색지대' 등 숱한 스타들을 키워내거나 앨범을 유통했다. 특히, '강남스타일'을 통해 월드스타로 발돋움한 싸이의 초기 매니지먼트를 맡기도 했다.
고인은 온갖 루머에 얽히며 검찰과 국세청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1992년 임파선암 진단을 받고 죽음 직전까지 갔으나 생식요법 등을 통해 완치, 이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1988년 데뷔한 뒤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등 히트곡을 낸 양수경(46)과 제작자와 가수 사이로 만나 1998년 결혼했다.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예당에는 가수 임재범과 조관우, 알리, 록밴드 '국카스텐', 그룹 '씨클라운', 뮤지컬배우 차지연 등이 소속돼 있다. 그러나 각종 사업을 앞장서 이끈 변 회장의 사망으로 예당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이날 변 회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예당과 테라리소스의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변 회장이 예당을 이끌었던 만큼 그의 죽음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면서 "내부 정비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예당의 주가는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변 회장의 동생으로 웰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변종은씨가 예당의 경영에 일부 참여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실제 이날 웰메이드의 주가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예당과 테라리소스는 홈페이지에 "최근까지 소속 가수들의 앨범 제작과 러시아 유전사업을 직접 챙기시며 왕성하게 활동하셨기에 임직원들의 슬픔도 크다"면서도 "예당컴퍼니는 최근 콘텐트사업의 전문가인 강상돈 CJ E&M 일본 대표를 엔터테인먼트사업부 총괄대표로 선임, 실질적인 사업진행을 담당해왔고, 자회사 테라리소스는 서동훈 대표, 유한서 부회장 등 국내 자원사업전문가들로 이미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양사 경영상의 공백기는 없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알렸다.
가수 이승철은 트위터에 "변대윤 회장님, 제 6집 '오직 너뿐인 나를', '너의 곁으로'와 일본 OST '사요나라'를 만들어주신 가요계 큰형님인데 이렇게 일찍 저희 곁을 떠나시다니요"라면서 "형님은 일을 너무 사랑하셔서 그래요.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이라고 추모했다.
룰라의 리더 이상민도 트위터에 "변두섭 회장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룰라에게 큰 힘이 돼주시고, 저를 인정해주시고, 제가 힘들 때 모든 면으로 도와주셨던 회장님께 전 이제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요"라며 슬퍼했다.
알리는 "제게 많은 죄가 있나 봅니다. 오늘 어떻게 노래해야 할까요. 저를 많이 아껴주시고 항상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변두섭 회장님. 항상 새벽까지 회사에서 일하시던 회장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일정 마치고 뵈러 가겠습니다. 제일 먼저 달려가야 하는데"라고 적었다.
빈소는 반포동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차려졌다.
한편, 변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예당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예당은 변 회장의 사인에 대해 "과로로 별세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내사종결할 예정이다. 고인은 평소 과도한 업무량에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