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기업)를 설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석화(57)는 스타 연극배우 출신 공연제작사 대표다.
1975년 민중극단의 연극 '꿀맛'으로 데뷔해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1987), 뮤지컬 '사의 찬미'(1990), 뮤지컬 '명성황후'(1996), 연극 '신의 아그네스'(1999), 연극 '세 자매'(2000),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2003), 연극 '나는 너다' 등에 출연하며 인기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토요일 밤의 열기' 등을 제작하며 공연계의 대모로 발돋움했다. 연극배우로는 이례적으로 인기를 누리던 시절 커피CF에 출연,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멘트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백상예술대상 여자 연기상(1984), 서울연극제 여자 연기상(1991), 배우협회 선정 제1회 올해의 배우상(1997), 이해랑 연극상(1998),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연극무용부문상(2009) 등을 받았다.
공연제작사인 들꽃컴퍼니 대표이사로 1999년 인수한 공연예술 전문지 '월간객석' 발행인도 겸하고 있다. 이 잡지는 4월1일 유럽판(Auditorium European edition)을 창간했다.
지난해에는 '봄, 눈'을 통해 '레테의 연가'(1987) 이후 25년 만에 영화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작에 참여한 뮤지컬 '톱 햇'은 지난달 28일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영국 최고 권위의 '로런스 올리비에상'에서 뮤지컬 작품상을 비롯해 안무상, 의상상 등 총 3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승승장구하던 윤석화의 삶에도 풍랑은 있었다. 유명인들의 학력위조 사실이 잇따라 밝혀지던 2007년 "이화여대를 다니지 않았다"고 고백하며 학력위조 사실을 자백했다.
이번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은 남편인 김석기(65) 전 중앙종합금융 사장에서 비롯됐다.
비영리 독립언론인 뉴스타파가 30일 발표한 명단과 내용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은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페이퍼컴퍼니를 6곳이나 설립했다. 윤석화는 남편과 함께 총 3곳의 페이퍼컴퍼니에 주주나 등기이사로 등재됐다.
김 전 사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금융통'과 '범법자'로 주목받아 왔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7년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딴 뒤 베어스턴스 증권사에 몸 담으면서 월가로 진출한 그와 윤석화는 1994년 결혼했다. 김 전 사장은 이미경(55) CJ그룹 부회장과 이혼했다.
윤석화 측은 윤석화가 설립에 가담한 것이 아니라 남편 사업을 위해 명의만 빌려줬다는 입장이다.
윤석화는 8월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딸에게 보낸 편지'를 준비 중이다. 영국 연출자와 한국 배우가 협업해 선보이는 이 작품을 위해 영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