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시청 옥상에 양봉장을 설치해 화제를 모았던 서울시가 이번에는 공원 양봉장을 조성했다.
서울시는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에 꿀벌 2만여 마리를 지난 10일 입양해 공원 양봉장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26일 밝혔다.
총 268만9500㎡에 달하는 월드컵공원은 벚꽃, 아까시아꽃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꿀벌이 살아가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앞서 서울시는 월드컵공원내 양봉 시범도입을 위해 지난 3월 초부터 신원당, 관악산 등 민간 양봉장 현장을 직접 방문해 양봉에 대한 전문지식을 습득했다.
양봉에 필요한 채밀기, 훈연기 등 도구를 확보하는 등의 사전 절차를 밟아 이후 꿀벌을 경기도 고양시 신원동 산속 양봉장에서 옮겨 왔다.
입양된 꿀벌의 새 보금자리는 공원에서 베어낸 억새와 사용 용도가 없어진 목재, 파이프 등 폐자재를 재활용해 만들었다.
입양된 꿀벌은 현재 2개의 벌통에서 꿀 채집 활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으며, 5월 초부터는 꿀 수확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5월 말께면 꿀벌들이 새끼를 낳아 개체수가 5만여 마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체수가 충분히 확보되면 선유도공원 등 다른 공원에도 양봉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꿀을 수확하는 시기에 맞춰 공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양봉꿀 맛보기, 밀랍 맛보기, 꿀벌 만지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춘희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최근 지구온난화와 대기오염 등에 따른 밀원감소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월드컵공원 양봉이 도시 생태계 회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도심 속 양봉을 통해 서울이 양봉이 가능할 정도의 자연환경을 가진 도시라는 것을 알리고 이를 시민들이 느끼고 함께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