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는 3일 오전 10시께 국회에서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갖고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공식 협상을 재개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회의에 앞서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가 늦어져) 국민들에게 계속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오늘은 야당하고 사이좋게 협상을 끝내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창조경제 발전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자세는 돼 있다"면서도 "민주당이 걱정하는 것은 방송의 중립성·공공성인데 우리 방안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 발전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방송 장악에 대한 걱정스런 부분이 있다"며 "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방송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동감"이라면서도 "방송·통신산업이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가 빨리 도약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자는 취지에서 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는 "IPTV, SO(종합유선방송국), 위성방송사업자의 인·허가권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맡으면 결국은 방송장악에 대한 음모가 있지 않은가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민주당 측은) 지난 MB정부의 언론장악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다"며 "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서 오늘이라도 (타협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 원내대표도 "일자리 창출은 굉장히 엄중하니까 방법에 대해 논의를 해보자"며 "인·허가를 한다고 다 방송을 장악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여야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간 뼈있는 농담이 오가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가 우원식 민주당 수석부대표가 최근 감기에 걸린 부분을 거론하며 "우 수석의 몸이 더 축나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보자"고 언급하자 박 원내대표는 "야당은 항상 춥고 배고프다"며 "우 수석은 눈보라가 치는 시베리아 벌판에서 환경·노동운동을 하면서 버텨온 분이다. 100일 강행군에도 끄떡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또 국회선진화법으로 정부조직 개편안을 강행처리하지 못하는 것과 관련, 이 원내대표가 "야당이 힘 쎈 것은 처음 본다"고 농담을 건네자 박 원내대표는 "18대 국회에서 이 원내대표 주도로 선진화법을 만들어줘 감사하다"며 "야당이 주장할 수 있는 기간과 기회를 준 것이 선진화법이다. 참 좋은 법인 것 같다. 국회법에 따라 처리를 하면 되니까"라고 말하며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 청와대로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정부조직 개편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 회동도 불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